"21점 시대에 위대한 퍼포먼스" 안세영, 또 역대급 기록 썼다...'포인트 획득률 71%·평균 8.6실점' 압도적 우승

스포츠

OSEN,

2025년 11월 27일, 오후 08:51

[OSEN=고성환 기자] 단 한 번의 위기도 없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세영(23, 삼성생명)의 위엄이 기록으로도 증명됐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23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호주 오픈(슈퍼 500)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세계 7위)를 2-0(21-16 21-14)으로 꺾고 우승했다.

깔끔한 승리였다. 안세영은 1게임 초반 와르다니와 동점에 동점을 만드는 접전을 펼쳤다. 10-8로 앞서 나가다가 4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뒤처지기도 했지만, 금방 중심을 되찾았다. 그는 15-16에서 날카로운 공격을 앞세워 연달아 6점을 따내며 순식간에 첫 게임을 따냈다. 

2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세영은 초반에 흐름을 내주기도 했지만, 6-9에서 연속 4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9-10에서 다시 5점을 잇달아 쓸어담으며 점수 차를 벌렸다. 기세를 탄 안세영은 점프 스매시로 매치 포인트를 획득하며 정상에 올랐다. 

여자 단식 최초의 단일 시즌 10회 우승이란 대기록을 달성한 안세영은 크게 포효했다. 와르다니 상대 통산 전적은 6전 6승이 됐다.

이제는 전혀 놀랍지도 않은 결과다. 안세영의 경기력은 그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적이었다. 그는 이번 대회 32강부터 결승까지 상대에게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모두 2-0 완승을 거두며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다.

안세영은 첫 경기에서 29분 만에 셔나 리(뉴질랜드·145위)를 2-0(21-6, 21-6)으로 가볍게 눌렀고, 16강에선 33분 만에 둥추퉁(대만·59위)을 게임 스코어 2-0(21-7, 21-5)으로 제압했다.

8강과 4강 경기도 다르지 않았다. 안세영은 8강전에서 스이즈 마나미(일본·세계 58위)를 게임 스코어 2-0(21-10, 21-8)로 꺾었고, 준결승전 역시 태국의 라차녹 인타논(세계 8위)을 상대로 2-0(21-8, 21-6)으로 가볍게 승리했다. 그리고 결승까지 2-0 승리로 마무리하며 '퍼펙트 우승'을 완성했다.

32강부터 준결승까지 딱 한 번 밖에 두 자릿수 득점을 허용하지 않은 것. 결승 전까지는 8강에서 일본의 스이즈 마나미를 게임스코어 2-0(21-10 21-8)으로 꺾으면서 한 게임에서 10점을 내준 게 최다 실점이었다. 그나마 와르다니는 도합 30점을 따내면서 결승 상대답게 분전한 편이다.

그 결과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게임당 단 8.6점밖에 허락하지 않으며 또 하나의 새 역사를 작성했다. '배드민턴 랭크스'에 따르면 이는 21점 체제를 기준으로 할 때 메이저 대회 최소 실점 신기록이다.

2위와 격차도 적지 않다. 종전 기록은 왕 샤오리-유 양(중국)이 2010년 일본 오픈에서 세운 9.2점이었다. 하지만 안세영은 사상 최초로 8점대 실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15년 묵은 기록을 갈아치웠다. 

배드민턴 랭크스는 "안세영이 21점 시대에 위대한 퍼포먼스를 펼쳤다!"라고 감탄했다. 비록 중국 선수들을 포함해 쟁쟁한 경쟁자들이 대거 빠지긴 했지만, 안세영의 상승세가 얼마나 뛰어난지 기록으로 증명된 대회였다.

홍콩 'KC 스포츠 비전'도 "호주 오픈에서 안세영의 경기력은 놀라울 정도로 강력했다. 그는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12점만 잃었고, 8강에선 18점을 허용했다. 준결승에선 14점, 결승에선 30점을 내줬다. 5경기에서 210득점 86실점이다. 포인트 획득률은 무려 71%에 달한다!"라고 집중 조명했다.

이어 매체는 "이는 2018년 경기 방식이 변경된 뒤로 여자 단식 챔피언의 최고 기록이다. 2위 기록은 65%, 3위 기록은 64%다. 하지만 이번에 안세영은 71%를 기록했다. 완전히 다른 수준이다. 압도적 경기력"이라고 강조했다.

안세영은 2025년에만 10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는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에서 차례로 우승했고, 호주 오픈 우승까지 추가하며 단일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2023년 스스로 작성했던 시즌 9관왕 기록을 넘어 여자 단식 기준 최초의 업적을 달성한 것.

이제 안세영에게 남은 대회는 단 하나다. 바로 내달 열리는 HSBC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이는 올해 국제 대회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8명(팀)이 격돌하는 대회로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모이는 왕중왕전이라고 볼 수 있다.

관심사는 초유의 11번째 우승이다. 만약 안세영이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도 정상에 오른다면 그는 일본의 모모타 겐토가 2019년에 작성한 남자 단식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11회)을 따라잡게 된다. 최대 라이벌인 천위페이(중국)도 같은 국적의 한웨와 왕즈이에게 밀려 출전이 불발된 만큼 많은 팬들이 안세영의 역대 두 번째 챔피언 등극을 점치고 있다.

KC 스포츠 비전도 "타이쯔잉도 은퇴한 상황에서 안세영의 11번째 우승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라며 "안세영의 이번 시즌 전적은 68승 4패다. 승률은 94.4%다. 지금까지 여자 단식 역사상 단일 시즌 최고 승률은 리쉐루이가 기록한 91.8%(56승 5패)다. 2위는 2013년 안세영의 89.5%(77승 9패)다. 우리는 지금 위대함을 목격하고 있다"라고 극찬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BWF, 호주 오픈, 안세영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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