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배구 청부사' 신영철 감독, 꼬박 20년 걸려 '300승' 대업 달성

스포츠

뉴스1,

2025년 11월 27일, 오후 09:08

300승 고지를 밟은 신영철 OK저축은행 감독. (KOVO 제공)

'봄 배구 청부사' 신영철(61) 감독이 V리그 최초로 '300승 사령탑'의 영예를 안았다. 만 41세의 나이에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래 꼬박 20년이 걸려 달성한 대업이다.

신영철 감독이 이끄는 OK저축은 27일 부산 강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6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5-22 25-16)으로 완승했다.

이날 승리로 OK저축은 2연패를 탈출했고, 신영철 감독은 대망의 300승(233패) 고지를 밟았다.

2005년 출범한 V리그에서 300승 감독이 나온 건 처음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신치용(276승), 김호철(224승)과 신 감독까지 3명의 200승 감독만 있었다.

한 시즌 36경기 체제인 현 V리그에서 300승을 채우려면 한 시즌 20승의 호성적을 15시즌 이상 내야 한다. 꾸준하게 강팀의 자리를 지켜야 가능한 대기록이다.

그렇기에 신 감독 이후 한동안 '300승 감독'의 탄생은 요원해 보인다. 남자부에선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의 98승(157패)이 현역 최다승이고, 여자부에선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의 155승(141패)이 현역 1위다.

잘하다가도 몇 시즌 삐끗하면 자리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 사령탑의 숙명이기에 신영철 감독이 20년에 걸쳐 달성한 300승이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신영철 OK저축은행 감독. (KOVO 제공)

신 감독은 프로 출범 직전이던 2004년 LG화재(현 KB손해보험)의 사령탑으로 부임했고, 이듬해 V리그가 출범하며 프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LG화재에서 시즌을 치른 뒤 사령탑에서 물러난 신 감독은, 2년 후인 2009-10시즌 대한항공의 감독으로 돌아와 팀을 두 차례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이어 2013-14시즌엔 '만년 꼴찌' 한국전력의 사령탑으로 부임했고, 4시즌 중 2번이나 팀을 '봄 배구'로 이끌었다. '봄 배구 전도사'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한 시점이다.

이후 2018-19시즌엔 우리카드의 사령탑으로 부임해 6시즌 내내 팀의 '봄 배구'를 이끌었다.

그는 올 시즌 전까지 총 17시즌(한 시즌은 중도 사퇴)을 치르면서 무려 13번이나 팀을 봄 배구로 이끌었다. 그가 이끄는 팀은 '우승'은 아닐지라도 늘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다만 긴 시간 감독 생활을 하면서도 우승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우리카드 감독 시절이던 2019-20시즌엔 시즌 중반까지 압도적인 1위를 달렸으나 '코로나19' 이슈로 시즌이 중단되는 악재도 맞았다.

그는 100승 이상을 기록한 V리그 남녀부 11명의 감독 중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없다. 남녀부 통틀어 최다승 기록과 함께 최다 패(233패) 기록을 함께 가지고 있기도 하다.

신영철 OK저축은행 감독. (KOVO 제공)

그러나 신 감독이 맡은 팀은 언제나 중위권 혹은 하위권으로 평가받았고, 그는 언제나 예상을 뒤엎고 팀을 일정 수준 이상의 전력으로 끌어올렸다. 20년의 세월 남자부 7개 팀 중 5개 팀을 거치며 감독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다는 자체가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방증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신의 5번째 팀 OK저축은행의 감독으로 부임, 프로배구 '부산 시대'를 함께 한 신 감독은, 부산에서 또 한 번의 '봄 배구'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300승을 채우면서 5위로 올라선 가운데,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아있고 3~4위와의 격차도 크지 않아 가능성은 충분하다.

신 감독은 300승 달성 후 방송 인터뷰에서 "구단과 선수들, 팬들, 코칭스태프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올 시즌 봄배구가 쉽지는 않겠지만 언제나 도전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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