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엄민용 선임기자) 한국 경마 최고 영예인 ‘그랑프리’ 경주가 열리는 오는 30일,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경마대회가 함께 열린다. 올해 신설된 ‘KRA 스프린트’다.
‘스프린트(Sprint)’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KRA스프린트’는 짧은 시간에 승패가 결정되는 1200m 단거리 경주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9월 초 코리아스프린트(1200m)와 10월 말 국제신문배(1400m) 이후 연말까지 3세 이상 단거리 대상경주가 부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KRA 스프린트’를 신설했다. 단거리 최우수마 선발체계 구축의 초석을 마련하고, 팬들에게 다양한 거리의 경주를 통해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제1회 대회로 치러지는 ‘KRA 스프린트’는 앞으로 매년 11월 5주차에 그랑프리와 같은 날 개최될 예정이다. 경주 등급은 Listed, 3세 이상 레이팅 80 이하(2등급 이하) 경주마를 대상으로 하며, 경마장별 총상금 2억 원 규모로 치러진다. 올해는 KPC(Korea Pattern Committee; 한국경주분류위원회) 운영 기준에 따라 서울과 부경에서 각각 개최되며, 내년부터는 G3급 경마장 오픈경주로 전환되며 레이팅 제한도 해제된다.
2등급 이하 경주마만 출전하기 때문에 그랑프리만큼의 화려함은 없을지 몰라도, 1200m 단거리 특유의 순간적인 폭발력과 짜릿한 스피드 대결이 이 경주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서울에서는 13마리, 부경에서는 9마리의 경주마가 출전을 확정지었다.
KRA 스프린트@서울
■나이스포스(7전 5/0/1, 레이팅 80, 미국 수 3세, 조교사 문병기)
무려 85.7%의 연승률을 자랑하며 총 4번 출전한 1200m 경주에서는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부마 모스피릿(MOR SPIRIT)은 국내에서는 잘 알려진 씨수마는 아니지만, 올해 코리아컵 2위를 차지한 홍콩 ‘챈쳉글로리’의 부마다. 최근 두 번의 경주 모두 선행 전개해 ‘와이어투와이어(Wire to wire; 경주 내내 선두 자리를 유지)’로 손쉽게 우승했다. 대상경주 9회 우승에 빛나는 박남성 마주와 최근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문병기 조교사 조합인 점도 기대를 모은다. 순발력 있는 출발로 여유로운 선행에 나서는 것이 특징인데, 이번 경주에서는 선행에 불리한 외곽 12번 게이트를 받은 점이 변수다.
■쏘아라스타(11전 5/3/1, 레이팅 67, 한국 수 3세, 조교사 이관호)
다른 출전마들에 비해 레이팅은 높지 않지만, 최근 눈에 띄는 성적으로 단숨에 2등급까지 승급했다. 선두 바로 뒤에서 달리다 직선주로에서 스퍼트를 내는 선입형 전개를 주로 펼친다. 4코너 직후 직선주로에서 보여주는 탄력이 훌륭하다. ‘글로벌히트’ ‘청담도끼’ ‘벌마의스타’ 등을 배출한 ‘투아너앤드서브’의 자마인 만큼 혈통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이번 경주에 함께 출전하는 ‘실버레인’과 형제마이기도 한데, 형제간의 대결이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실버레인(11전 5/2/2, 레이팅 74, 한국 수 3세, 조교사 안병기)
작년 9월 문화일보배(Listed, 2세, 1200m)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대상경주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올해 3월부터 3개월간 휴식기를 가졌다. 6월 말 오랜만에 출전한 4등급 경주에서 5마신 차로 여유로운 우승을 차지했으며, 9월에 출전한 SPPL(싱가포르)트로피 특별경주에서도 안정적인 주행능력으로 2위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출전했던 10월 18일 1200m 경주에서는 선두그룹 뒤쪽에서 기회를 노리다가 직선주로에서 뒷심을 보여주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실버레인’이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KRA 스프린트@영남
■레이스맨(12전 4/3/0, 레이팅 68, 한국 거 3세, 조교사 최기홍)
빠른 출발로 경주 초반 자리를 선점하는 데 강점을 지닌 만큼 선행과 선입 전개 모두 능숙하게 소화하는 유연한 경주 스타일을 갖고 있다. 올해 초 휴양을 다녀온 뒤 기량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6월 복귀 이후 출전한 경주에서 1위와 2위를 번갈아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직전과 그 이전 경주에서는 각각 6마신, 5마신 차의 낙승을 거두며 탄탄한 전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최근의 안정적인 레이스 운영과 종반 여력까지 고려하면 이번 경주에서도 강력한 상위권 도전이 예상된다.
■브리도프린스(9전 3/3/1, 레이팅 80, 미국 수 4세, 조교사 문현철)
직선주로에서 승부를 보는 전형적인 추입형 말이다. 작년 10월 2등급 승급전에서 우승한 뒤 ‘레이스맨’과 비슷한 시기에 휴양을 다녀왔으며, 9월 말 복귀전을 치렀다. 다만 경주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라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초반에는 뒤에서 차분히 힘을 비축한 뒤 직선에서 한 번에 탄력을 끌어올리는 스타일로, 최근 경주에서도 꾸준히 추입력이 돋보이고 있다. 경주 흐름이 빨라지거나 선두권이 일찍 무너지는 전개에서는 더욱 유리해 이번 경주에서도 막판 한 방이 기대된다.
■로드스타(23전 4/4/3, 레이팅 70, 한국 암 4세, 조교사 이정표)
기복이 있었던 과거와 달리 올해 5월을 기점으로 우승과 준우승을 오가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경주에서는 빠른 출발을 앞세워 게이트 위치와 상관없이 초반에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선행으로 레이스를 주도하며 좋은 성적을 이어갔다. 이번 경주 거리와 동일한 1200m는 총 20회 출전해 4회 우승한 경험이 있다. 초반 순발력과 자리 선점 능력이 경주력에 안정감을 더해 주고 있어 이번 경주에서도 선행 또는 선입권에서 유리한 흐름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