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지소연 효과'...한국 여자축구 '훈풍'으로 [Beyond the Field]-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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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5년 11월 28일, 오전 09:00

(MHN 이나경 인턴기자) 세계를 경험한 선수들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들의 발자국은 이제 후배들의 이정표가 되었다. 지소연이 연 문은 단순한 출구가 아니라, 한국 여자축구가 세계와 숨 쉬는 새로운 입구였다.

세계 각지에서 활약하며 한국 여자축구의 위상을 높인 해외파 선수들. 그들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지만, 몇몇 선구자들은 이제 그들의 값진 경험을 한국 축구에 환원하기 위해 돌아오고 있다. 이는 해외 진출의 또 다른 목표이자, 한국 여자축구의 새로운 미래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지소연 효과', WK리그를 깨우다 

지난 2022년 5월, 8년간의 잉글랜드 생활을 마친 지소연이 수원FC 위민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은 리그 전체를 뒤흔든 '사건'이었다. 그의 영향력은 즉각 수치로 증명됐다. 2022년 5월, 그의 국내 복귀전이 열린 수원종합운동장에는 1,829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이는 2019년 리그 평균 관중(670명)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로, '스타' 한 명이 리그의 흥행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이른바 '지소연 효과'는 시즌 내내 이어져, 2022년 WK리그 전체 관중 수는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소연의 복귀는 단순한 흥행 카드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경기장 안에서 차원이 다른 플레이로 리그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수원FC 위민의 한 동료 선수는 인터뷰에서 "소연 언니의 패스는 타이밍과 질이 다르다. 함께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또한 그는 미디어를 향해서는 "여자축구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팬들이 찾아와야 리그가 산다"며 끊임없이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을 자처했다.

선순환의 시작, 미래를 위한 과제 

지소연의 귀환은 '해외 진출 → 경험 축적 → 국내 복귀 → 리그 기여'라는 이상적인 선순환 구조의 첫 번째 성공 사례다. 이제 한국 여자축구는 이 선순환의 고리를 더 많고, 더 단단하게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파 선수들이 국내 복귀를 매력적인 선택지로 느낄 수 있도록 WK리그의 경쟁력과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023년 여자 월드컵 참패 이후 연령별 대표팀 지원 확대 및 전임 지도자 추가 선임, 2024년 U-20 여자 월드컵 유치 등 중장기 발전 계획을 발표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축구계에서는 구단 수 확대, 완전한 프로화 전환, 유소년 시스템 개혁 등 리그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외 무대를 개척했던 1세대들이 이제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축구의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있다. 그들이 뿌린 씨앗이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이제 리그와 연맹, 그리고 팬들의 응답이 필요한 시점이다. 결국 지소연이 열었던 '해외 진출의 문'은 단순히 밖으로 나가는 문이 아니라, 세계의 선진 축구를 안으로 들여와 한국 축구의 미래를 키우는 '순환의 문'이었던 셈이다.

 

사진=지소연 SNS,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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