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호날두 폭력 퇴장만 봐줘?' FIFA 특혜 논란에 결국...월드컵 '법적 공방' 위기 "CAS 제소할 수 있다"

스포츠

OSEN,

2025년 11월 28일, 오후 11:05

[OSEN=고성환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 알 나스르)를 둘러싼 국제축구연맹(FIFA)의 특혜 논란이 더 커지게 될까. 이례적인 징계 유예 결정이 법적 분쟁까지 번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27일(이하 한국시간) "FIFA는 호날두의 징계를 유예하고, 그가 포르투갈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두 경기에 출전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처럼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결정으로 인해 법적 조치에 직면할 수도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FIFA는 이달 초 월드컵 예선 경기에서 아일랜드 수비수 다라 오셰이를 팔꿈치로 가격해 퇴장당한 슈퍼스타 호날두에게 부과된 3경기 출장 정지 처분 중 2경기를 집행 유예하는 파격 조치를 내렸다. 이 때문에 광범위한 비난을 받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제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출전 정지를 피하게 된 호날두. 하지만 아직 변수가 남아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포르투갈과 만나게 될 팀들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출장 정지 처분을 뒤집고, 기존 징계를 유지하기 위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사건은 지난 1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호날두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아비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일랜드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F조 5차전에서 퇴장당했다. 선발 출전한 그는 후반 16분 골문 앞에서 경합 도중 오셰이를 팔꿈치로 가격했다. 몸싸움에 신경질을 부리더니 상체를 돌리며 팔꿈치로 등을 찍어버렸다. 

처음엔 옐로카드가 나왔다. 그러자 아일랜드 관중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놀랍게도 호날두는 두 손을 눈가에 대고 돌리며 우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어디 더 울어 보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동작이었다.

하지만 누가 봐도 고의적인 호날두의 가격은 다이렉트 퇴장감이었고,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레드카드가 선언됐다. 호날두는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항의했고, 신난 아일랜드 팬들은 호날두의 제스처를 그대로 따라 하며 환호했다. 그러자 호날두는 뻔뻔하게 관중을 향해 박수를 치고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자연스레 추가 징계까지 예상됐다. 위험한 반칙을 한 것도 모자라 관중을 도발하기까지 했기 때문. 호날두는 이미 아르메니아와 유럽 예선 최종전에 결장했지만, 일반적인 사례처럼 징계가 나오면 조별리그 1, 2차전을 놓칠 위기였다.

그러나 FIFA는 호날두에게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만 내리고 나머지는 집행 유예만 선고하는 관대한 판결을 내렸다. FIFA 발표에 따르면 그가 앞으로 1년간 비슷한 폭력적 행위를 저지를 시엔 잔여 2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즉시 발동되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대형 사고를 치지 않는 이상 이대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포르투갈 '헤코르드'조차 "당초 예상과 달리 호날두는 아일랜드전 퇴장으로 FIFA로부터 1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로써 그는 이미 아르메니아전 결장으로 징계를 마쳤고, 2026년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라며 "규정상 폭력 행위 시 3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FIFA는 그렇게 해석하지 않고 더 가벼운 징계를 내렸다"라고 놀랐다.

FIFA는 징계 위원회가 '완전히 독립적'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례적인 집행 유예 판결에 특혜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호날두가 최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만나 만찬을 즐겼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 스포츠'의 카베 숄헤콜 기자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호날두는 추가 징계를 받아야 하지만, 포르투갈 슈퍼스타에게는 정상적인 일이 없다"라며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이 전례없는 결정이 호날두와 FIFA에 어울린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디 애슬레틱' 역시 "호날두의 솜방망이 징계는 놀랍지 않다. 월드컵 흥행을 위해 스타 플레이어를 위한 예외를 만들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제는 CAS 제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내달 열리는 조 추첨에서 포르투갈과 같은 조에 들어가는 국가들이 호날두의 징계 유예가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불이익을 준다고 판단할 시 법적 대응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

다만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호날두의 출전이 조별리그 경쟁력에 실질적 손해를 준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둘째, FIFA의 재량적 판단이 '잘못 적용되었다'는 법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매체는 "이번 케이스는 사실상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며 "FIFA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점을 입증하기는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다. FIFA의 징계 절차는 재량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징계 규정 제27조에는 FIFA 징계위원회가 '징계 조치의 시행을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정지할 수 있다'고 적혀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아직 조 추첨이 진행되지 않은 만큼 제소 의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데일리 메일은 "CAS 제소 절차를 밟을 의향이 있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징계가 완화되지 않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는 다른 국가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finekosh@osen.co.kr

[사진] 파브리시오 로마노, ESPN, 디 애슬레틱, 스카이 스포츠, 백악관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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