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금윤호 기자) 대한민국 남자 농구 국가대표팀이 '만리장성'을 넘는데 성공했다.

전희철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농구대표팀(FIBA랭킹 56위)은 28일 중국 베이징 우커쑹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B조 1차전 원정 경기에서 중국(27위)를 8-76으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8월 FIBA 아시아컵 8강전에서 중국에 당했던 패배를 설욕해는데 성공했다.

2019년 이후 8년 만에 농구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 차와 원정이라는 부담을 안은 채 경기를 치렀다. 특히 여준석(시애틀대)과 최준용, 송교창(이상 KCC), 유기상(LG) 등 주축 선수들이 소속팀 일정이나 부상 여파로 합류하지 못하면서 온전한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에이스' 이현중(나가사키)이 3점슛 9개를 포함해 33득점을 터뜨리고 14라바운드 2스틸 등으로 맹활약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안영준(SK·13득점 6리바운드)과 이정현(소노·13득점 7어시스트) 등도 힘을 보탰다.

중국은 208cm 포워드 장전린이 20득점으로 고군분투했지만 한국의 수비에 고전하면서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NBA 출신 저우치에게 연속 실점을 허용했지만 안영준의 자유투로 첫 득점을 올린 뒤 이정현의 자유투를 더해 리드를 잡았다. 중국은 저우치가 골밑 공격을 시도했지만 한국은 이정현이 1쿼터에만 3점슛 4개를 꽂아 넣으면서 24-16으로 앞서갔다.

2쿼터 중반 한국은 하윤기의 골밑 슛으로 34-24 두 자릿수 점수 차를 만든 뒤 쿼터 종료 2분 47초를 남기고 하윤기가 호쾌한 덩크까지 폭발하면서 38-26으로 전반을 마감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 이현중이 상대의 집중 견제에 고립돼 주춤하며 추격을 허용해 3쿼터가 끝날 때 61-52가 됐다.

하지만 4쿼터 초반 이현중과 안영준의 연속 3점포가 들어가면서 다시 달아났고, 이후에도 안영준의 외곽포와 이현중의 3점슛으로 리드를 지켰다. 경기 막판에는 턴오버가 나오면서 3점 차까지 맹추격을 당하기도 했지만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따냈다.

예선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한국은 다음 달 1일 원주DB 프로미 아레나에서 중국과 2차전에 나선다.

이번 예선에는 16개국이 4개 조로 나뉘어 1라운드를 치른 뒤 각 조 1~3위가 2라운드에 진출한다. 2라운드에서는 12개국이 2개 조로 편성된 뒤 각 조 1~위와 4위 팀 중 성적이 좋은 1개국이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차지한다. 한국은 일본과 중국, 대만과 B조에 속했다.

사진=FI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