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HD 수비수 정승현이 신태용 전 감독 시절 선수 관리에 부당한 부분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정승현은 3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SK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최종 38라운드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신태용 전 감독 부임 때) '이게 맞나'라는 생각을 한 상황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며 "폭행, 성폭력 등이 가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도 받는 사람 입장에서 폭행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된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8월 위기의 울산 사령탑으로 부임한 신태용 전 감독은 지난 10월 초 울산과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신 전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구단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한 의혹들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는 가운데 이청용의 골프 세리머니가 나오면서,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 이청용이 내부 문제의 중심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이청용은 지난달 광주FC와 홈 경기에서 득점 후 신태용 전 감독을 겨냥한 골프 세리머니를 했다.

신태용 전 감독이 울산 부임 시절 원정 경기 때 구단 버스 짐칸에 실은 골프가방이 사진에 찍혀 온라인에 퍼지면서 신 전 감독의 원정 골프 논란이 입길에 올랐었다.

당시 경기 후 이청용과 조현우, 김영권은 "시즌이 끝나고 말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이후 축구계에서는 신태용 전 감독이 특정 선수의 뺨을 때리고, 발을 밟거나 인격을 모욕하는 언행을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뺨을 맞은 피해자로 알려진 정승현은 "많은 분이 걱정해 주셨다. 부모님은 직접 보시지 못하셨지만 이야기를 듣고 속상해하셨다"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선수들이 여러 논란으로 힘들어했다. 외국인 선수들도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여름 울산으로 복귀하기 전까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뛰었던 정승현은 "내가 뛰었던 팀에서도 감독이 비슷한 일로 바뀌었다. 당시 감독이 선수들에게 욕설했고, 이에 선수들이 불만을 나타내 바로 경질됐다"면서 "축구계를 떠나서 사회적으로 있으면 안 될 일"이라고 전했다.

선수단이 신태용 감독에게 결국 등을 돌린 것은 지난달 상하이 선화(중국)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서 1-1로 비긴 뒤 선수단 '물갈이' 발언을 해 내부 불만을 키웠다.

정승현은 "당시 인터뷰를 보고 많이 당황했다. 어린 선수들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다른 팀을 찾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며 걱정했다"면서 "선수라면 축구, 경기, 훈련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여러 이유로 훈련과 경기가 아닌 다른 부분에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끝으로 정승현은 "(이)청용이형, 구단과 더 이야기를 나누고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울산 베테랑 김영권과 조현우는 "아직 구단과 얘기해야 할 부분이 조금 남았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겠다. 정리가 필요하다"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청용은 이날 경기 중 오른팔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해 경기 후 바로 응급실로 향해 취재진과 만나지 못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