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서 온 명장 포옛, 전북 화려한 비상 이끌고 '최고 감독' 등극

스포츠

뉴스1,

2025년 12월 01일, 오후 05:19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한 거스 포옛(전북 현대) 감독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 News1 이광호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온 명장 거스 포옛(우루과이) 감독이 K리그 입성 첫해에 리그 최고 사령탑에 등극했다.

포옛 감독은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5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했다.

선덜랜드(잉글랜드), 레알 베티스(스페인), 보르도(프랑스), 그리스 국가대표팀 등 주로 유럽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던 포옛 감독은 2025시즌을 앞두고 전북 지휘봉을 잡고 곧바로우승을 이끌며 감독상까지 손에 넣었다.

포옛 감독은 K리그1 감독, 주장, 미디어를 대상으로 진행된 투표에서 감독 9표, 주장 8표, 미디어 111표를 챙겨 최종 환산 점수 75.63점을 획득, 황선홍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15.19점)과 유병훈 FC안양 감독(9.18점)을 여유 있게 제쳤다.

포옛호 전북은 이번 시즌 K리그1 5라운드부터 26라운드까지 22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고, 21라운드부터 26라운드까지 6연승을 달리는 등 압도적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 결과 16라운드부터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은 끝에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포옛 감독은 K리그1 역대 11번째 취임 연도 우승 감독이 됐다.

거스 포옛 감독 2025.1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포옛 감독은 부임 후가장 먼저 선수들의 멘털 회복에 주력했다. 패배 의식에 빠져 있던 선수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전북 관계자는 "다른 시즌들과 비교해 선수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렇다고 전술이 완전히 달라진 것도 아니다"라면서 "그럼에도 성적이 나온 것은 결국 포옛 감독이 선수들의 정신력과 동기부여를 잘 만져준 덕분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포옛 감독은 프로페셔널하다. 늘 스스로를 관리하고,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열정적이다. 감독이 솔선수범하니 선수들도 불만 없이 믿고 따르더라"고 했다.

유럽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지도자인 포옛 감독은 뚝심도 있었다. 초반 '포옛호'는 ACL2에서 탈락하는 등 6경기서 2무4패로 부진하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다 6라운드 FC안양전에선 7명이 수비하는 극단적 전술로 1-0으로 승리, 7경기 만에 무승 고리를 끊어냈다. 결과는 잡았지만 일부 팬들은 "닥공이 어디갔느냐"며 불만이었는데, 그래도 포옛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우승 후 축하를 받고 있는 포옛 감독. 2025.1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포옛 감독을 보좌하는 정조국 코치는 "워낙 경험 많은 지도자라 그런지 흔들림이 없더라. 외부의 소리나 반응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충분히 공부하고 분석해 자신이 맞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추진한다. 안양전 수비 강화도 그런 결정"이라고 소개했다.

결과적으로 포옛 감독의 결단은 옳았다. 흔들리던 전북은 당시 승리 후 상승세를 타고 공식전 25경기 무패(20승5무)라는 대단한 기록으로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선수단 관리도 좋았다.만년 유망주던 전진우가 올해 만개한 것도 포옛 감독의 신뢰가 그의 잠재성을 깨운 덕분이었다.

포옛 감독은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있으면 곧바로 경기 출전으로 기회를 줬다. 이는 팀 내 경쟁을 다양하게 만들고 선수가 감독을 더 믿고 따르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큰 틀에서는 확실한 자유를 보장했다. 여름 휴식기에는 최대 열흘 '통 큰' 휴가를 줬다. 전제는, 돌아왔을 때 최고의 몸상태를 갖추는 것이었다. 선수들은 프로답게 각자 상황에 맞게 휴식으로 충전하고, 일부는 일찍 숙소에 복귀해 운동하는 등 자율적으로 휴가를 활용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국가대표급 좋은 선수들이 많은 전북에는 포옛 감독처럼 선수를 믿고 결과로 말하도록 하는 방식이 잘 맞았다"고 귀띔했다.

포옛 감독은 리그 막바지 우승이 사실상 확정된 뒤에도 팀 내부에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했다.

덕분에 전북은 '얻을 것 없이' 치른 파이널 A 라운드에서도 2승2무1패의 좋은 성적으로 마지막까지 좋은 레이스를 펼쳤다.

다만 포옛 감독은 경기 외적으로 이번 시즌 힘든 시간을 겪기도 했다. 함께 호흡을 맞추던 타노스 코치가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리며 징계를 받았고, 결국 결백을 주장하며 사의를 표했다.

전북은 재심을 청구했고포옛 감독은 지난달 30일 최종전서 "타노스 코치를 건드리는 건 나를 건드리는 것"이라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한 거스 포옛(전북 현대) 감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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