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손흥민의 이름은 없었다. 압도적인 활약에도 불구하고, MLS 역대 베스트 11에서 제외되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크트’는 1일(한국시간) MLS 역대 최강 스타 베스트 11을 공개했다. 단순한 실적 기반이 아닌, “MLS 이적 당시 가장 높은 시장가치”를 기준으로 삼은 리스트였다.
각 선수의 MLS 입성 당시 최고 몸값을 합산한 총액은 6억 4600만 유로(약 1조 1035억 원). MLS 역사에서 이런 규모의 스타 집합은 이전에도, 앞으로도 보기 쉽지 않은 구성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공격진이다. 티에리 앙리(5000만 유로·약 850억 원), 웨인 루니(6500만 유로·약 1110억 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600만 유로·약 785억 원)라는 축구계 아이콘들이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단연 1위는 리오넬 메시였다. 1억 8000만 유로(약 3074억 원)라는 절대적 가치. 단일 선수 몸값으로도 이미 ‘리그 전체’를 압도하는 수준이었다.
미드필더진도 화려했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500만 유로(약 85억 원)로 가장 낮았지만, 이는 MLS 합류 당시 나이를 감안한 수치일 뿐, 영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데이비드 베컴 역시 4000만 유로(약 683억 원)로 이름을 올렸고, 세르히오 부스케츠는 8000만 유로(약 1366억 원)로 현역 최고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리고 이번 리스트에서 가장 이슈가 된 이름—바로 토마스 뮐러였다.
MLS 합류 몇 달 만에 역대 2위 미드필더에 오른 뮐러의 존재감은 충격에 가깝다. 뮐러는 벤쿠버 화이트캡스에 합류한 뒤 단 11경기 만에 8골 3도움을 기록하며 북미 무대를 흔들었다. 캐네디언 챔피언십 우승도 이끌었고, MLS컵 결승까지 진출하며 팀과 리그에 미친 영향력을 명확히 증명했다. ‘MLS 적응 기간’이라는 말이 무의미할 정도의 속도였다.
수비진에서는 라파 마르케스(1600만 유로·약 2700억 원)와 조르조 키엘리니(280만 5000유로·약 47억 원)가 선정됐고, 골키퍼 부문에서는 훌리오 세자르가 2500만 유로(약 427억 원)의 가치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한국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지점이 분명했다. 뮐러와 같은 시기 MLS에 발을 디딘 손흥민의 이름은 리스트에서 찾을 수 없었다.
손흥민은 올여름 LAFC에 합류한 이후 단 13경기 만에 12골 3도움을 몰아치며 팀 공격의 절대적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드니 부앙가와의 합작 플레이는 MLS 전체를 뒤흔들었고, 득점·패스·돌파에서 모두 최상위 수준의 지표를 꾸준히 기록 중이다.
특히 상업적 파급력은 메시, 베컴, 앙리 같은 유럽의 ‘거물’들과 동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MLS 글로벌 판매 지표, SNS 도달률, 아시아 중계 뷰 수 등 다양한 영역에서 1위를 기록하며 리그 전체 마케팅 지형을 바꿨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스트 11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기준이 ‘실력’이나 ‘영향력’이 아닌, MLS 입성 당시 순수 시장가치 기준이었기 때문이다. 유럽 무대를 떠나며 가치가 일정 부분 조정된 손흥민은, 메시·뮐러·루니처럼 ‘전성기 시장가치’를 들고 MLS에 온 경우와 달리 리스트에 포함되기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이번 발표는 손흥민의 활약과는 무관한 지표로 선정된 베스트 11이다. 그럼에도 한국 팬들에게는 씁쓸함을 남겼다. MLS에서는 이미 압도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에도, 순전히 기준 탓에 이름이 빠진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미 다른 방식으로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경기력, 팀 기여도, 상업적 가치, 글로벌 인기까지—MLS가 원하는 ‘모든 지표’를 손흥민은 충족시키고 있다. 시장가치가 아닌 ‘리그 존재감’으로만 평가한다면, 손흥민의 이름은 오히려 가장 먼저 언급돼야 한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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