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네이마르가 후배를 향해 이례적인 충고를 건넸다. “내가 걸었던 길을 너는 따라오지 마라”. 비니시우스를 향한 그는 자신이 직접 겪은 성공과 실패의 궤적을 그대로 꺼내 들며 조언을 남겼다.
축구 이적시장 소식을 다루는 ‘트랜스퍼 뉴스 라이브’는 1일(한국시간) 스페인 ‘OK 디아리오’ 보도를 인용해 “네이마르가 비니시우스에게 레알 마드리드와 반드시 재계약할 것을 권유했다”고 전했다. 단순한 격려가 아니라, 네이마르의 커리어에서 비롯된 ‘반면교사식’ 조언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네이마르는 비니시우스에게 “레알을 떠나는 건 절대 해선 안 되는 선택”이라며 강하게 설득했다. 자신이 2017년 바르셀로나에서 PSG로 이적하며 범했던 ‘전략적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당시 그는 리오넬 메시의 그늘에서 벗어나 발롱도르를 꿈꾸며 2억 2200만 유로(약 3787억 원)라는 역대급 이적료와 함께 PSG로 향했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가 아는 결말이었다. 잦은 부상, 무너진 경쟁력, 멀어진 발롱도르… 기대했던 전성기 업그레이드는 오지 않았다.
비니시우스 주변 관계자들도 비슷한 말을 전했다. 네이마르는 “지금 네가 음바페보다 대중적 영향력이나 경제적 수익이 낮다고 느끼더라도, 그게 레알을 떠날 이유가 되진 않는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알에서의 위치는 불안할지 몰라도, 다른 프로젝트로 이적한다고 해서 지금까지 쌓은 ‘레알 마드리드의 역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적 조언이었다.
네이마르는 비니시우스의 미래를 ‘레알이라는 플랫폼’ 안에서 훨씬 안정적이고 빛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발롱도르를 목표로 한다면, 레알을 떠나는 건 치명적 실수가 될 것이며 “내가 했던 선택이 너에게도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비니시우스는 현재 레알과 2027년까지 계약돼 있다. 구단은 재계약을 원하고 있지만 상황은 복잡하다. 사비 알론소 감독과의 관계 악화가 핵심 문제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은 최근 “비니시우스의 재계약 협상은 현재 멈춰 있다. 내부 갈등으로 상황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 매체는 “비니시우스가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에게 ‘알론소 감독과의 갈등이 지속된다면 재계약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돈 문제도 있다. 비니시우스는 현재 세후 1800만 유로(약 306억 원)를 받고 있다. 레알은 올해 초 이를 세후 2000만 유로(약 341억 원)로 인상하는 제안을 내놨지만, 비니시우스는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레알은 “희망 조건을 말해달라”고 요청했고, 비니시우스 측은 시즌 최대 3000만 유로(약 511억 원) 상당의 ‘초대형 패키지’를 요구했다. 연봉·보너스·재계약 보너스를 모두 포함한 금액이었다.
문제는 이 구조가 레알의 기존 운영 원칙과 완전히 충돌한다는 점이다. 레알은 지금까지 재계약 보너스를 지급한 적이 없다. 게다가 팀 내 최고 연봉자 음바페조차 세후 1500만 유로(약 255억 원)를 받고 있을 뿐이다. 물론 음바페는 계약금 1억~1억 3000만 유로(약 1703억~2213억 원)를 받았지만, ‘연봉’만 놓고 보면 비니시우스가 사실상 음바페의 두 배를 요구하는 셈이다.
한때 유럽 축구의 미래를 상징하던 두 슈퍼스타—네이마르와 비니시우스. 둘은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 다른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네이마르는 잘못된 선택으로 흔들린 커리어를 되돌려보기 위해 산투스로 돌아왔고, 비니시우스는 레알 내 갈등과 연봉 협상 사이에서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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