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파리 생제르맹 입단 후 한 번도 트로피를 놓친 적 없던 이강인에게 처음으로 ‘경고등’이 켜졌다. 매 시즌 우승을 당연하게 만들던 PSG가, 이번에는 흔들리고 있다. 그리고 그 충격은 고스란히 이강인에게 향할 수 있다.
PSG는 30일(한국시간) 루이 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 1 14라운드 AS모나코전에서 0-1로 패했다. 시즌 초반부터 이어져 온 불안정한 경기력이 또 한 번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후 1일 열린 같은 라운드 경기에서 RC랑스가 앙제를 2-1로 잡아내면서 PSG는 9승 3무 2패(승점 30)로 2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랑스는 10승 1무 3패(승점 31)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승점 차는 고작 1점. 표면상 아직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격차다. 그러나 이번 시즌 PSG의 흐름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1점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주력 선수들의 연쇄 부상, 흔들리는 조직력, 좁아진 선수 뎁스 등 문제점이 한꺼번에 노출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불안정했던 경기력이 결국 순위표에 반영된 셈이다.
UCL에서도 상황은 이전 시즌과 다르다. 과거처럼 상대를 압도하는 위용은 사라졌고, 경기마다 불안 요소가 반복되고 있다. 쿠프 드 프랑스 역시 ‘전력 의존도’가 높아진 지금의 PSG 구성으로는 한 번의 변수만으로도 탈락할 위험이 존재한다. 그리고 가장 유력한 트로피였던 리그 1마저 흔들리기 시작했다.
영국 ‘트리뷰나’는“14라운드 종료 기준 PSG가 2위를 기록했던 최근 두 시즌(2020-2021, 2016-2017) 모두 최종 우승에 실패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2020-2021시즌에는 크리스토프 갈티에 감독이 이끌던 릴이 PSG를 밀어내고 리그 1 정상에 섰고, 2016-2017시즌에는 AS모나코가 돌풍을 일으키며 우승을 차지했다. 두 시즌 모두 PSG는 14라운드 기준 2위였다. 지금과 정확히 같은 상황이다.
만약 이 패턴이 반복된다면? 2023년 PSG에 입단한 이강인은 데뷔 후 처음으로 ‘무관’을 경험할 수 있다. PSG에서 보낸 첫 두 시즌 동안 그는 트로피만을 들어 올렸다. 입단 첫 해에는 리그 1·쿠프 드 프랑스·트로페 데 샹피옹 3관왕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 1과 쿠프 드 프랑스에 더해 UCL 우승까지 이끌며 트레블을 완성했다. PSG의 상징적인 성공 서사 속 중심에 이강인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전혀 다르다. PSG와 이강인이 함께 겪는 부상 악재는 단순한 ‘불운’이 아니다. 공격과 중원의 핵심 전력이 빠져 있는 상황에서 팀의 밸런스는 크게 흔들리고 있고, 경기력 변화폭도 극단적으로 넓어졌다. 이강인이 정상급 활약을 보여도, 혼자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현재 상황은 분명하다. PSG가 반등하지 못하면, 이강인의 PSG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빈손 시즌’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 일상이었던 이강인에게도 피할 수 없는 첫 번째 위기다.
아직 시즌은 길다. PSG의 전력만 보면 충분히 역전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의 흐름, 통계가 보여주는 불길한 패턴, 부상 악재까지 고려하면, 이강인이 매년 당연하게 차지하던 트로피가 이번만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mcado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