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바라기' 루니가 또 말했다, "가장 과소평가된 선수는 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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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5년 12월 01일, 오후 11:59

[OSEN=이인환 기자] 웨인 루니가 또 한 번 박지성을 불러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이름, 루니가 ‘가장 과소평가된 동료’를 묻는 질문 앞에서 주저 없이 꺼낸 바로 그 선수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관련 매체 ‘유나이티드 인 포커스’는 27일(한국시간) “루니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진행된 틱톡 챌린지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팀 동료로 박지성을 꼽았다”고 전했다. 새삼스럽지 않은 답변이지만, 루니가 지속적으로 같은 이름을 반복한다는 사실 자체가 박지성이라는 선수의 진정한 가치를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루니는 이전부터 박지성을 향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일갈하며 “그와 함께 뛰었던 사람은 누구나 그가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지 안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11월 한 축구 팟캐스트에서도 그는 “박지성은 내가 함께한 선수 중 가장 과소평가된 선수”라고 또 한 번 못 박았다. “그가 팀을 위해 해낸 일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고 설명할 정도였다.

두 사람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7년 동안 맨유에서 함께 뛰었다. 루니가 최전성기였던 시절, 박지성은 특유의 헌신과 전술적 이해도, 지치지 않는 활동량으로 루니와 완벽한 상성을 만들었다. 그 결과는 우승 트로피로 이어졌다.

박지성이 맨유에 몸담은 동안 클럽은 프리미어리그 4회 우승(2006-07, 2007-08, 2008-09, 2010-11), EFL컵 3회 우승(2005-06, 2008-09, 2009-10), 챔피언스리그 우승(2007-08), 커뮤니티 실드 2회 우승(2010, 2011)을 달성했다. 유럽 정상 무대에서 가장 화려한 시대를 누린 팀의 한복판에 박지성이 있었던 셈이다.

기록만 보면 205경기 27골 25도움. 단순 공격 포인트만 놓고 보면 평범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박지성은 수치로는 가늠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진 선수였다. ‘산소 탱크’라는 별명이 상징하듯, 그는 측면·중앙·수비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하면 어디든 뛰어들었다. 상대 전술을 깨뜨리는 움직임, 압박의 선봉에 서는 태도, 공이 없을 때의 헌신적인 스프린트까지—박지성은 단순한 역할 수행자가 아닌, 팀 전술의 핵심 축이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역시 누구보다 그의 존재 가치를 잘 알고 있었다. 퍼거슨은 빅 매치마다 박지성을 기용했다. 챔피언스리그, 리그 상위권 경쟁, 첼시·아스날·리버풀 등 강팀과의 접전에서 박지성은 빠지지 않는 이름이었다. 이는 그의 수비기여, 전술 이해도, 팀플레이가 유럽 정상 무대에서도 독보적이었다는 증거다.

박지성을 상대했던 선수들도 그의 진가를 인정한다. 첼시의 미켈은 과거 인터뷰에서 “막기 어려웠던 선수는 루니와 박지성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박지성은 절대 지치지 않았다. 공이 있든 없든 항상 스프린트했다. 그래서 퍼거슨 감독이 중요한 경기마다 그를 내보냈던 것”이라고 증언했다. 상대팀조차 경계한 선수—그것이 박지성이었다.

루니의 반복된 언급에는 이유가 있다. 시대가 지나고 새로운 선수들이 등장해도, 박지성이 맨유에서 보여준 가치는 결코 잊혀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다. 루니는 팀 레전드들이 차례로 은퇴하고 사라지는 시기마다 박지성의 이름을 꺼내 들며 그를 향한 존중을 새롭게 환기시키고 있다.

루니의 말처럼, 박지성은 과소평가돼서는 안 될 선수다. 통계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진 헌신의 아이콘이며, 맨유 황금기의 중심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낸 ‘빅매치 플레이어’였다. 시간이 흘러도, 루니가 왜 그의 이름을 반복해서 언급하는지 그 답은 이미 경기장에서 증명돼 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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