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톰 아스피날(32·영국)의 눈 상태가 공개됐다. '아이 포크(눈 찌르기)'에 당한 그의 눈은 일부 팬들의 억지 비난과 달리 전혀 정상이 아니었다.
미국 'ESPN'은 2일(한국시간) "UFC 헤비급 챔피언 아스피날은 지난 10월 반칙성 눈 찌르기로 인해 시릴 간과 경기를 중단해야 했다. 그리고 5주 만에 침묵을 깼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아스피날(15승 3패)은 간에게 두 번이나 눈을 찔렸다고 말했다. 그는 첫 번째 아이포크 이후에도 경기를 계속했고, 간은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아스피날은 두 번째 아이포크 이후에는 경기를 계속할 수 없었고, 심판이 중단을 지시했다"라고 전했다.
아스피날은 10월 말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야스섬 에티하드 아레나에서 도전자 간과 UFC 321 메인 이벤트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전을 치렀다. 하지만 경기는 고작 4분 35초 만에 노 콘테스트로 막을 내렸다.
이유는 바로 간의 아이포크였다. 1라운드 중반 간이 팔을 쭉 뻗어 아스피날의 두 눈을 찔렀다. 그러자 아스피날은 상당한 고통을 호소하며 경기를 멈췄고, 심판은 5분여의 회복 시간을 줬다. 그럼에도 아스피날은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고, 심판은 간의 반칙패 대신 경기 무효를 선언했다.


UFC 타이틀전이 고의성 없는 반칙으로 아예 중단된 건 최초였다. 경기를 더 이어갈 수 없다고 밝힌 아스피날은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된 뒤 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초기 검사 결과 의료진은 크게 위험한 손상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장기적인 손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영국으로 돌아간 직후 아스피날의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았다. 29일 그의 아버지이자 코치인 앤디 아스피날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아스피날의 오른쪽 눈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고, 시야가 그냥 회색이었다. 왼쪽 눈의 시력도 50퍼센트 정도에 불과했다.
이후 아스피날은 "한 쪽 눈으로는 절대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은퇴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그는 공식 성명을 통해 "무릎에 한 짓보다 훨씬 더 무섭다. 무릎으로는 괜찮을 거라는 걸 알지만, 눈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고 간의 눈찌르기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스피날을 향한 비난은 끊이지 않았다. UFC 전 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도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프로필 사진을 안대를 쓴 '오리' 이미지로 바꾸고, 안대로 눈을 가린 말을 타고 등장하는 등 조롱을 이어갔다. 존스가 아스피날과 맞대결이 두려워 도망쳤다(ducked: 도망치다는 뜻의 슬랭이자 오리와 동음이의어)는 팬들의 오랜 비판을 비꼰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스피날의 눈은 제대로 회복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를 통해 자세한 검진 내용을 공개하며 '쌍방 외상성 브라운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ESPN은 "아스피날은 자신이 의학적으로 복귀 허가를 받지 못했고, 싸움 이후 훈련도 소화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며 눈 수술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라고 전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아스피날은 양안 협응력이 저하되고, 안구 움직임이 제한된 상태다. 게다가 브라운 증후군은 눈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근육에 영향을 미치는 부상으로, 복시를 갖게 될 우려가 있다. 위쪽을 보기도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아스피날이 추후 경과에 따라 눈 주위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거나 수술대에 올라야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악의 경우엔 이대로 링에서 은퇴할 가능성도 있는 아스피날이다. 그는 지난 5주간 안과 전문의를 만나고 치료를 받으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상생활에서도 주로 선글라스를 착용 중인 아스피날은 "간은 내 머리를 구멍이 두 개 뚫린 볼링공으로 만들려고 했다. 너클을 양쪽 눈에 깊게 박아넣으면서 말이다"라고 토로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아스피날, 기브 미 스포츠 소셜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