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폭행 논란' 진실 공방 과열…구단 침묵이 화 키운다

스포츠

뉴스1,

2025년 12월 02일, 오후 03:10

신태용 전 감독과 관련한 논란으로 어수선한 울산 HD.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 HD가 힘겹게 K리그1 잔류에 성공했지만 시즌 막판 신태용 감독의 경질 이후 계속된 잡음에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다. 선수단과 신태용 전 감독의 진실 공방에 피로감이 쌓이는 가운데, 구단의 침묵이 작금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은 지난달 30일 홈에서 펼쳐진 제주 SK전에서 0-1로 졌지만 잔류 마지노선인 9위를 유지, 가까스로 K리그1에 남을 수 있게 됐다. 자력에 의한 잔류도 아니었다. 같은 시간 펼쳐진 수원FC와 광주FC 경기에서 수원이 졌기에 망정이지, 만약 이겼더라면 울산은 승강 플레이오프로 가야했다.

힘겹게 잔류에 성공한 울산이기에 올 시즌 K리그1은 마감했지만 쉴 겨를이 없다. 우선 내년에 팀을 이끌 새로운 단장과 감독 선임이 이뤄져야 한다. 단장, 감독 선임이 진행돼야 새로운 선수단을 꾸리고 팀을 정비해 2026년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더불어 지난 10월 이후 계속해서 팀을 흔든 신태용 전 감독과 관련한 '폭행 논란'에 대한 구단의 입장도 정리가 돼야 한다.

지난 8월 울산 사령탑으로 부임한 신태용 감독은 약 2개월 뒤인 지난 10월 부진한 성적 등을 이유로 경질됐다. 이후 신태용 감독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구단 내부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후 축구계에서는 신태용 전 감독이 특정 선수의 뺨을 때리고, 발을 밟거나 인격을 모욕하는 언행을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와 관련해 울산 수비수 정승현은 지난 30일 최종전이 끝나고 "(신태용 전 감독 부임 시절) '이게 맞나'라는 생각을 한 상황이 여러 차례 있었다"면서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폭행, 성폭력 등은 가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도 받는 사람 입장에서 폭행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된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밝혔다.

신태용 전 울산HD감독/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다음날 신태용 감독은 "정승현을 애제자처럼 챙겼던 선수라 표현이 조금 강했다. 다른 뜻은 전혀 없었다. 선수가 기분이 나빴다고 느껴 폭행이라고 생각한다면, 정말로 미안하다"면서 "그 외 폭행, 폭언이라 할 만한 것이 없었다. 만약 폭행 또는 폭언이 있었다면 앞으로 감독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울산에서 부당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선수단과 신 전 감독의 진실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울산 구단 관계자는 "9일 펼쳐지는 마치다 젤비아(일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원정 경기를 마무리하고 선수들과 만나 입장에 대해 정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울산 구단의 대응이 무책임하다고 입을 모은다. 피해를 호소하는 선수들과 최근 2개월 동안 축구 외적인 이슈로 피로감을 느꼈을 팬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도 모자랄 판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울산은 2일 구단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장문을 내놓았는데, 이번 시즌 성적 부진에 대한 사과일 뿐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알려진 바에 따르면 선수들이 부당한 행위를 당했다. 구단은 소속 선수들을 우선으로 둬야 한다"면서 "빨리 구단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힘든 시간을 겪었을 선수는 물론 팬들을 위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주장 김영권과 베테랑 조현우, 이청용 등은 구단이 이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힐 때 선수단을 대표할 것으로 보인다. 셋은 지난 10월 "시즌이 끝나고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최종전 후 김영권과 조현우는 "아직 구단과 얘기해야 할 부분이 남았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겠다. 정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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