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권수연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분위기가 갈수록 심상찮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지난 1일(현지시간)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지휘 하에 토트넘은 또 다시 실망스러운 패배를 반복했고, 진짜 드라마는 경기 후에 펼쳐졌다"고 전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지난달 30일(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풀럼과의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 패배로 토트넘은 공식전 3연패의 늪에 빠지며 5승 3무 5패(승점 18), 리그 12위에 머물렀다.
2024-25시즌 리그 17위까지 떨어졌다가 신임 프랭크 감독 지휘 하에 초반 4~6위까지 치고 올라왔던 토트넘은 다시 10위권 밑으로 굴러 떨어졌다. 이 상황이 잠깐의 부진이 될지, 암흑기의 재림이 될 지는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확실한 것은 풀럼전에서의 경기력은 좋지 못했다. 선제골을 먹힌데 이어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실책성 플레이로 상대에게 추가 골을 허용했다. 후반 14분에야 겨우 모하메드 쿠두스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분위기 반전에는 너무 늦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팬들은 선수단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문제는 그 뒤에 생겼다.
루카스 베리발은 실망스러운 경기에 야유를 퍼붓는 팬들에게 묵묵히 박수를 보냈고 인사를 했지만, 분개한 페드로 포로는 경기 후 라커룸으로 곧바로 향하려 했다.
이에 베리발은 포로를 잡았지만 포로는 되려 베리발에게 소리치며 언쟁을 벌였다. 한 술 더떠 팬에게 인사를 하지 말라며 베리발에게 손짓하는 듯한 모습까지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감독 패싱 논란이 한번 더 불거졌다. 지난달에도 제드 스펜스와 미키 판더펜이 첼시전에서 패한 후 감독의 손을 무시하고 곧바로 터널로 향했던 것이다. 이후 두 선수가 직접 감독의 사무실로 찾아가 사과를 전하며 무마된 바 있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프랭크 감독의 사후 인터뷰였다. 프랭크 감독은 비카리오에게 야유를 보낸 홈 팬들을 가리켜 "비카리오가 공을 잡을 때마다 서너 차례나 야유가 나왔다. 그런 식으로 행동한 팬들은 진정한 토트넘 팬이라고 할 수 없다. 경기 후에 야유하는건 상관이 없지만 경기를 할 때는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현지 팬들은 "비싼 돈을 주고 처참한 경기력을 보는데 야유가 나오는게 어떻게 진심이 아니라는거냐", "경기도 못하는데 팬과 싸울거면 가서 리그원(3부 리그)부터 제패하고 와라"며 오히려 분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후 베리발과 언쟁을 벌인 포로는 SNS를 통해 사과했다. 그러나 이 사과문에서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의견과 더불어 오히려 팬과 기싸움을 하는 것 같다는 비판이 혼재하는 상황.
포로는 경기 후 "축구는 감정적인 스포츠"라며 "축구나 인생이나 언제나 실수가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나는 내 동료들에게 무례한 말을 쏟아낸 팬들을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경기 후 화를 냈던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시 일어설 것이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모든 것이 최악이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시작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끝내는 것인가다"라고 말했다.
풋볼런던은 포로의 입장문을 콕 집었다. 매체는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재차 자신의 분노를 내비췄고, 일부 토트넘 팬들이 동료에게 무례했다며 비난한 후에 '진정한' 팬들에게만 사랑한다고 고백했다"며 냉소적인 어조로 보도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매체는 헤드라인을 분리해 "프랭크 감독이 '진정한' 토트넘 팬들이 아닌 사람들에게 전한 말"이라는 주제로 사령탑에게 재차 '포로가 경기 후에 그런 글을 올려도 됐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프랭크 감독은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렇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선수들은 각자의 의견을 표출할 자유가 있다. 그가 내놓은 의견은 여러 방면에서 공정했다"고 답했다.
당시 회견을 진행했던 알라스데어 골드 기자는 "페드로 포로는 엉터리 경기를 펼쳤고 크로스도 제대로 전하지 못했었다"며 "또 프랭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진행하며 점점 짜증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토트넘의 비참한 경기력 사이에서 다양한 유형의 야유를 구별하는데 열을 올렸다. 야유가 도움이 안된다는 그의 말은 틀리지 않지만 팬덤에 의문을 제기하는 방식은 상당히 위험하고 타이밍도 좋지 못하다"고 비판 어조의 보도를 전했다.
한편 토트넘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3일 오전 5시15분에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대결을 앞두고 있다.
사진=MHN DB,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