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세징야의 호소, "조광래 단장님 다시 돌아와서 우리 리더로 남아달라"

스포츠

OSEN,

2025년 12월 02일, 오후 07:03

[OSEN=이인환 기자] "떠나지 마세요".

조광래 대표이사는 2일 대구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표이사직 사임 의사를 밝히며 '팬 여러분께 드리는 글'로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대구는 지난달 30일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최종전에서 FC안양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그 결과 승점 34에 머무르며 막판 뒤집기에 실패, 11위 제주(승점 39)에 이어 최하위를 기록해 다이렉트 강등이 확정됐다. 2016년 승격 이후 9년 만의 강등이다.

조광래 대표이사도 2014년부터 역임하던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그는 2부에 있던 대구의 1부 승격을 이끌었으며 K리그1 3위, 창단 최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대구iM뱅크파크(전 DGB대구파크) 개장 등 여러 성과를 냈다.

떠나는 조광래 대표이사는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깊은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그간 보내주신 성원에 걸맞지 않은 최종 결과에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아직도 이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마음이지만, 그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기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대구FC에서 보낸 11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는 언제나 변함없이 함께해주신 팬 여러분 덕분"이라며 "다시 한번, 평생 잊지 못할 사랑을 주신 대구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대구FC와 팬들은 나의 마지막 사랑이자 자부심이었다"라고 작별 인사를 마무리했다.

대구FC의 ‘레전드’ 세징야도 조광래 단장의 사임 소식에 깊은 실망과 슬픔을 드러냈다. 세징야는 “조광래 단장님은 항상 제게 ‘돈 때문에 떠나지 마라. 조광래 없는 대구는 있어도, 세징야 없는 대구는 없다’고 말씀하셨다”며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이어 “하지만 이제는 제가 말할 차례다. 조광래 없는 대구FC는 존재할 수 없다”고 강하게 호소했다.

세징야는 최근 팬들 사이에서 불거지는 불만과 단장 책임론에 대해 “지난 몇 년이 어려웠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단장님을 모든 문제의 원흉처럼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며 “대구FC는 시 예산에 의존하는 팀이다. 단장님도 더 강한 팀을 만들고 싶었을 것이고, 우리 모두 한국의 빅클럽들과 당당히 경쟁하길 원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세징야는 조 단장과의 개인적 관계도 솔직하게 언급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나를 팔려고 했고, 나 역시 떠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 그때마다 단장님이 나를 지켜줬다. 내가 이곳에 남아 역사를 만들어 올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단장님은 구단에서 선수들에게 ‘가족’이 무엇인지 보여준 분”이라며 “외국인 선수들도 집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줬다”고 감사를 전했다.

사임 소식을 접한 심경에 대해 세징야는 “대구FC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떠나는 걸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정말 슬프고 실망스럽다”며 “부디 돌아와 우리 리더로 계속 있어달라”고 호소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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