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2연승 거둔 '인성킹' 고석현 향한 팬 사랑, 역대급 후원으로 이어졌다..."제가 이걸 받아도 될까요?"

스포츠

OSEN,

2025년 12월 03일, 오전 12:45

[OSEN=이인환 기자] 인성킹을 향한 팬들의 역대급 후원이 이어졌다.

고석현은 지난 11월 2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베가스 110 언더카드 웰터급 경기에서 미국의 필 로를 상대로 심판 전원일치 3-0 판정승(30-26, 30-27, 30-27)을 거뒀다. 이로써 UFC 2연승, 종합격투기 통산 13승(2패)을 기록했다.

상대 로는 키 191cm의 장신 스트라이커였다. 니코 프라이스를 꺾고 닐 매그니와 접전을 펼친 경험이 있는 강자였지만, 177cm의 고석현은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초반부터 거리를 좁히며 테이크다운을 시도했고, 상위 포지션을 잡자마자 엘보와 파운딩으로 압박을 이어갔다. 1라운드 내내 주도권은 고석현에게 있었다.

2라운드에서도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 로가 타격으로 승부를 걸었지만, 고석현은 왼손 훅으로 균형을 무너뜨린 뒤 곧바로 테이크다운으로 연결했다. 이후 약 9분 넘게 상대의 몸을 눌러놓은 채 파운딩을 퍼부으며 컨트롤 타임 13분 10초를 기록했다. 유효타는 117-10, 테이크다운은 4회 성공. 모든 수치가 경기 내용을 그대로 보여줬다.

3라운드에서도 체력 저하는 없었다. 오히려 더 적극적인 압박으로 상대를 코너로 몰았다.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단 한 번도 우위를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싸움은 그 이전에 있었다. 계체를 앞둔 그는 혹독한 감량 과정에서 정신을 잃을 뻔했다. 남은 시간은 1시간 30분. 2kg을 더 줄여야 했다. 땀을 쏟아내며 달리고 또 달렸고, 숙소 계단을 오르다 결국 쓰러졌다. 다행히 정신을 차린 뒤 77.1kg으로 계체를 통과했다.

계체 후에도 고석현은 예의를 잃지 않았다. 오랜 단식 끝에 음식을 앞에 두고도 "스태프분들이 먼저 드셔도 되겠습니까"라고 묻는 겸손한 모습은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김동현의 유튜브 '매미킴' 채널에 공개된 해당 영상에는 팬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경기 후 고석현은 "두 번째 UFC 무대를 잘 마쳤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더 성장하겠다"며 "김동현 코치님과 하바스MMA 팀원들, 여자친구, 그리고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겸손한 모습의 고석현에게 팬들의 엄청난 열광이 이어졌다. 특히 다른 한국 UFC 선수들이 연달아 부진하거나 구설수에 휘말린 상황에서 성실하고 경기장에서 증명한 고석현이기에 유튜브로나 현장에서나 다른 선수들에 차별화되는 모습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영상에는 수많은 슈퍼챗이 이어지며 ‘진정한 파이터의 여정’에 감동한 팬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옥타곤 위의 폭발적인 압박 뒤에는 누구보다 치열한 자기관리와 절제된 겸손이 있었다. 이제 고석현은 UFC 웰터급의 새로운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이런 고석현을 향한 팬들의 사랑은 단순한 응원을 넘어 ‘국민 후원’으로 이어졌다. 유튜브 채널 매미킴에 새로운 영상에서 김동현은 고석현을 향한 팬들의 응원이 담긴 슈퍼챗 후원금을 세금 처리까지 끝낸 2575만 4599원을 그대로 고석현에게 전달했다. 

MMA 커뮤니티를 충격에 빠뜨릴 만큼 이례적인 규모였다. UFC 파이터가 받는 파이트 머니+승리 수당(세후) 에 맞먹는 금액을 팬들이 직접 모아 건네준 것이다. 이는 단순한 인기의 결과가 아니라, 고석현이라는 선수의 ‘사람됨’이 만들어낸 신뢰의 총합에 가깝다.

고석현은 세금을 처리한 2015만원의 거액의 수표를 받아들고도 머뭇거렸다. 그는 “저한테 안 주셔도 되는데 받아도 되는 건가요?”라고 되물으면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슈퍼챗 정산금을 손에 쥔 순간 오히려 당황하는 그의 반응은 요즘 보기 힘든 순수함 그 자체였다.

UFC 2연승을 거두고 케이지 안에서는 누구보다 냉혹한 파이터지만, 케이지 밖의 고석현은 철저히 겸손했다. 팬들이 준 금액을 “보너스를 못 받은 제게 팬분들이 준 보너스”라며 가슴 깊이 새기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뭉클함을 안겼다.

후원금 일부로 고석현은 팀 하바스에 고가의 장비를 기증했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팀 전체의 성장과 동료 선수들의 훈련 환경을 위해 가장 먼저 돈을 쓴 것이다. 본인을 위해 쓰라며 팬들이 보낸 돈을, 다시 팀 전체에게 돌려주는 ‘배려의 선순환’이 만들어졌다. 김동현 역시 “고석현은 이런 기부를 받을 만한 선수”라며 극찬했다.

/mcadoo@osen.co.kr

[사진] 김동현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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