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권수연 기자) '대구의 왕' 세징야(대구FC)가 사임한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를 향해 절절한 심경을 전했다.
세징야는 지난 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조광래 단장님은 늘 제게 말씀하셨다"며 "'돈 때문에 여기서 떠나지 마라. 조광래 없는 대구는 있을 수 있어도, 세징야 없는 대구는 없다' 그리고 이제는 제가 말한다"며 "조광래 없는 대구FC는 존재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같은 날 2025시즌 종료와 함께 사임했음을 전했다.
조 대표는 지난 2014년 9월 대구 대표이사 겸 단장으로 선임되어 11년 동안 구단을 이끌어왔다.
대구는 올 시즌 치열한 잔류경쟁을 벌였지만 끝내 2부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대구는 2017년 1부로 승격한 후 9시즌 동안 K리그2 무대를 누볐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FC안양과 최후의 대결 끝에 2-2 무승부를 거뒀고 결국 2부로 내려갔다.
대구의 1부 승격과 '대구의 왕'으로 불리는 세징야는 역사를 같이 한다. 세징야는 입단 첫 시즌인 2016시즌부터 38경기 14골 8도움 성적으로 발돋움판을 댔고 이후 완전이적하며 단순 외국인 선수를 뛰어넘어 팀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세징야는 대구가 강등됐을 때도 자신의 SNS를 통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만큼 참담한 기분"이라며 눈물을 비춘 바 있다.
조 대표 사임에 다시 한번 목소리를 낸 세징야는 "팬분들이 이번 일에 화가 나 있는 것도, 지난 몇 년이 매우 어려웠다는 것도 저는 잘 이해한다"며 "그러나 조광래 단장님을 모든 일의 원인으로 몰아가며 마치 이야기 속 악당처럼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 대구FC는 시에서 운영하는 구단이며 예산이 제한되어 있다. 다른 팀들처럼 마음껏 (예산을) 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단장님도 당연히 오랫동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어했고, 수준 높은 선수들을 영입해 한국의 빅클럽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대구 팬이라면 단장님의 퇴진이 기쁠 리 없다. 우리는 그가 이렇게 떠나도록 둬서는 안된다. 그분은 구단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다. '세징야'라는 선수도 그분이 아니라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모두가 저를 팔려고 했을 때, 그리고 제가 떠나고 싶어했을 때조차 저를 붙잡아 준 사람이 바로 조광래 단장님이다. 그가 지켜냈기에 제가 남았고, 지금까지 아름다우 역사를 함께 만들어올 수 있었다"며 호소했다.
끝으로 그는 "조광래 단장님은 구단에서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주는 분"이라며 "이 소식을 듣고 얼마나 슬프고 실망스러운지 말로 다 할 수 없다. 제발 부탁드린다. 돌아와서 우리의 리더로 계속 남아달라"고 전했다.
한편 조 대표는 전날 팀을 떠나며 공식 사과문을 통해 "제 부족함으로 소임을 다하지 못한 점 송구하게 생각하며 이후에는 한 사람의 팬으로서 변함없는 마음으로 '우리들의 축구단'을 응원하겠다. 다시 한번 평생 잊지 못할 사랑을 주신 대구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대구FC와 팬들은 나의 마지막 사랑이자 자부심이었다"는 말을 남겼다.
사진=연합뉴스, 대구FC, K리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