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레베카 라셈. (KOVO 제공)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은 지난달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외국인선수 레베카 라셈(28)의 한국 이름을 짓는 이벤트를 벌였다. 총 5개 후보를 두고 약 400여명의 팬이 투표한 가운데, '레베카'와 발음이 비슷한 '김백화'(金白花)'가 50%의 지지로 낙점됐다.
레베카가 '김백화'를 등에 새기고 한국 국가대표로 뛰는 일이 현실로 될 수 있을까. 레베카는 한국계 3세이기에, 아예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레베카는 당장 귀화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일단은 외국인선수 신분으로 시즌을 치르는 것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흥국생명은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6 V리그 여자부 도로공사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1-25 18-25 25-19 25-19 18-16)로 이겼다. '패패승승승'으로 선두 도로공사를 격침한 가운데, 레베카는 언제나처럼 팀 최다 득점인 31점을 퍼부어 승리에 일조했다.
레베카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팀으로 잘 싸워서 이긴 경기여서 행복하다"면서 "특히 연승을 달리는 팀을 이겼기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누구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며 기뻐했다.
매 경기 20점 이상으로 높은 공격 점유율을 기록 중인 레베카는 체력 부담에 대해선 "지쳤다거나 피로하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면서 "모든 선수가 열심히 하고 있고 힘들다. 그것을 잘 알고 있기에 어떻게든 팀에 많은 기여를 하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했다.
흥국생명 레베카 라셈. (KOVO 제공)
레베카는 최근 생긴 자신의 한국이름 '김백화'에 대해서도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한국인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연결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한 이벤트였다"면서 "팬들이 투표해 주셨기 때문에 좀 더 한국과 연결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레베카의 친할머니는 미국 이민자 1세대로, 주한미군이던 할아버지와 결혼해 미국으로 이민했다.
이에 레베카가 2021년 IBK기업은행 소속으로 V리그에 왔을 때도 이 부분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4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올 시즌엔 일취월장한 실력까지 뽐냈고, 적잖은 팬들이 레베카의 귀화 가능성에 관심을 가졌다.
실제 레베카도 아버지와 함께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한국 시민권 취득에 대해 문의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흥국생명 레베카 라셈. (KOVO 제공)
레베카는 "귀화와 관련해 아버지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눠봤다"면서 "흥미로운 일이고 대단한 일이겠지만 절차도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걸린다고 들었다"고 했다.
일반 귀화의 경우 레베카의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수 인재 특별귀화'를 추진한다면 가능할 수 있다. 이미 문태종, 라건아(이상 농구), 예카테리아 아바쿠모바(바이애슬론) 등 다양한 종목에서 특별 귀화한 사례가 있다.
레베카 역시 특별 귀화를 추진한다면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
다만 레베카는 이와 관련한 확답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태극마크를 단다는 것은 매우 영광스러울 것이라는 말만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 크게 신경쓰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