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최형우. ⓒ News1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최형우(42)가 절친한 후배 강민호(40)의 잔류를 간절히 바랐다. 그는 "만약에 같은 팀에서 뛰게 된다면 말도 안 되는 일이 현실이 되는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최형우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CGV에서 열린 '2025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에서 '올해의 기록' 상을 받았다.
그는 이날 시상식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사회자의 멘트에 '전 KIA 타이거즈, 현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라는 수식을 듣고 멋쩍게 웃었다. 바로 전날(3일) 삼성과 FA 계약을 맺어 소속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시상식 후 취재진과 만난 최형우는 "2016년에 이적할 때도 경험해서 많이 어색하진 않다"면서도 "그래도 아직 선수단에 합류한 건 아니라서 몸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최근 일주일간 최형우 거취는 FA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전 소속팀 삼성으로 돌아가느냐, 원소속팀 KIA에 남느냐로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최형우는 이에 대해 "생각보다 너무 많은 주목을 받아 부담스럽고 힘든 감정도 있었다"면서도 "그래도 한편으로는 아직도 이 나이에 주목받는다는 게 뿌듯하기도 했다"고 했다.
삼성에서 데뷔한 그는 KIA로 떠나기 전 '삼성 왕조'의 주축이었다. 당시 '삼성 왕조'의 주역은 이제 구자욱, 김헌곤, 백정현 정도뿐이지만, 그래도 절친한 후배들이 많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의 최형우. / 뉴스1 DB © News1 이종현 기자
최형우는 "(강)민호와도 연락을 주고 받았고, (구)자욱이, (류)지혁이 다 친하다"면서 "이제 팀에 합류하면 어린 선수들과도 친해져야 한다"고 했다.
특히 강민호와의 재회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는 "후배인 강민호, 양의지(두산)와 절친한 사이인데, 우리끼리 얘기할 때 '셋이 같은 팀에서 뛰기는 어렵겠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선수 생활 막판에 민호와 같이 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했다.
물론 최형우와 강민호가 '팀메이트'가 되는 것이 아직 확정은 아니다. 강민호 역시 FA 신분으로 삼성과 협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형우는 "민호가 삼성과 계약한다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현실이 되는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 대화할 때는 빨리 계약하라고 독촉하기도 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어쨌든 민호나 저나 많은 나이에도 FA 계약을 하는 자체가 뿌듯한 일"이라면서 "후배들에게도 좋은 길을 개척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최형우는 삼성 사령탑인 박진만 감독과도 막역한 사이다. 박 감독이 삼성에서 현역으로 뛸 때 룸메이트를 했던 적도 있다.
"진만이형"이라고 말하려다 멈칫한 최형우는 "낯가림이 심한 편인데, 10개 구단 감독님 중 유일하게 감독실에 갈 수 있는 분"이라면서 "이범호 감독님만큼이나 편하다. 거리낌 없이 대화도 잘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9년이나 뛴 KIA를 떠나는 심정 역시 좋지만은 않았다. 그는 전날 이적이 확정된 후 KIA 팬, 삼성 팬들을 향한 손 편지를 각각 SNS에 게시하기도 했다.
최형우는 "어제도 후배들 문자를 보면서 한두시간 울었다. 한번 눈물이 터지니 주체가 되지 않더라"면서 "내용보다도 그저 장문의 글이, 글자 자체가 슬퍼 보였다"고 했다.
그는 "오늘 집에 돌아가서는 아내 SNS에 올라온 팬들의 글을 읽을 예정"이라고 했다.
starburyn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