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과 함께 EPL서 무수한 '사이버 폭력'...아모림 "정신 건강 지키려고 SNS 안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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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5년 12월 04일, 오후 07:05

(MHN 권수연 기자) "안 읽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끄는 후벵 아모림은 SNS 게시글에 대한 질문에 딱 잘라 대답했다.

영국 매체 'BBC'는 지난 3일(현지시간) "우리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프리미어 리그와 여성 리그의 감독 및 선수들을 대상으로 2,000건 이상의 극도로 모욕적인 SNS 게시물과 메시지가 올라왔고, 그 가운데는 살해 및 강간 위협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매체는 "그 가운데 아모림 감독,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에디 하우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가장 흔한 학대 대상이었다"고 밝혔다.

아모림 감독은 자신을 둘러싼 이와 같은, 일명 '사이버 폭력'을 '읽지 않는 것'으로 대응한다고 전했다. 

아모림 감독은 지난해 11월 에릭 텐하흐 감독의 뒤를 이어 흔들리는 맨유에 중도 부임했다. 

"맨유가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려놓겠다"고 각오를 밝히며 EPL에 입성했지만 닥쳐온 것은 난관 뿐이었다.

2024-25시즌 말미는 맨유에게 악몽과도 다를 바 없는 시즌이었다. 대부분의 우승 기회를 놓치고 최악의 성적인 리그 13~15위를 오르락내리락 거렸다. 지난 5월에는 토트넘과 마지막 명예를 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단두대 매치를 벌이고 끝내 패했다. 

아모림 감독은 올 시즌 초반에도 찬 바람을 맞았다. 4부 팀 그림즈비 타운에 패하며 리그컵에서 조기에 미끄러졌고 영입 시장에서 큰 비용을 투자해 데려온 선수들이 뚜렷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며 팬들의 반발이 심했다. 

그러나 10월 이후 시즌 3연승으로 반등하는데 성공, 이달의 감독상까지 수상하며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현재 맨유는 그의 지휘 하에 6승3무4패, 승점 21점으로 리그 9위에 올라있다.

지난한 시간을 거치며 아모림은 웹상에서 일부 팬들에게 수도 없는 인신공격과 폭력적인 댓글에 노출되어왔다. 

아모림 감독은 이를 두고 "어떤 직업에서든 이런 일에 노출되는 것은 흔하다"며 "저는 굳이 그런 댓글을 읽으려 하지 않는다. 저는 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맨유에 대해 얘기가 나올 때는 TV조차 보려하지 않는다. 제가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제 정신 건강을 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감독으로서 겪는 제 어려움만으로도 충분하다. 다른 감정이 거기 끼어들 필요가 없다"며 "유일한 방법은 그걸 안 보고 저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BBC에 따르면 EPL 감독들은 때로는 선수보다 더 많은 사이버 폭력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모든 악성 메시지 중 61%에 달하는 비율이 영국 현지에서 게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림 감독은 "SNS를 하지 않으면 스폰서로 인한 수입은 없다. 하지만 돈은 내 가족을 보호하고 정상적인 삶을 사는 것보다 가치 있지는 않다. 우리가 부진할 때 나 스스로보다 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요새는 그런 사이버 폭력이 흔한 일이기에 (보지 않는 것이) 견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맨유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5일 오전 5시에 홈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리그 경기에 나선다.

 

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SNS,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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