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이기긴 이겼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을 드러냈다. 김민재가 막판 교체로 투입된 바이에른 뮌헨이 우니온 베를린과 난타전 끝에 가까스로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바이에른은 4일(한국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16강전에서 우니온 베를린을 3-2로 꺾었다.
김민재는 후반 41분 그라운드를 밟아 약 5분간 수비 안정화 임무를 맡았다. 경기 후반 베를린의 공세가 거세지자 토마스 투헬 감독은 마지막 ‘안전 장치’로 김민재를 투입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공권과 라인 조율에서 확실히 제 역할을 했다.
반대편 우니온의 정우영은 선발 출전했지만 후반 38분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국가대표 두 선수가 DFB포칼 16강에서 나란히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운 매치업이었다.
경기의 흐름은 말 그대로 난투전이었다. 바이에른이 승리를 챙기기까지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경기 시작 12분 만에 우니온 베를린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손쉽게 앞서가는 듯했지만, 이 골은 ‘우연’에 가까웠다. 혼전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의 발을 스친 공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4분, 해리 케인이 추가골을 넣으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문전 혼전에서의 침착한 마무리는 역시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다운 해결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8강행은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바이에른의 문제는 언제나 그랬듯 ‘수비’였다.
전반 40분, 요나탄 타가 핸드볼 파울을 범하며 베를린에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레오폴트 크르펠트가 이를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점수는 2-1. 하지만 바이에른도 ‘운’을 거듭 얻었다. 전반 45분 또 한 번 상대 자책골이 나왔다. 베를린의 수비 라인이 흔들렸고, 마무리 과정에서 공이 다시 한번 자기 골문으로 향했다. 바이에른으로선 두 골의 ‘보너스’를 얻은 셈이었다.
후반에도 베를린의 추격은 계속됐다. 후반 10분 또다시 크르펠트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3-2. 이제는 승리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 뮌헨의 수비는 흔들리고, 베를린은 몰아쳤다. 그 흐름을 진정시키기 위해 투헬 감독이 꺼낸 카드가 바로 김민재였다.
그러나 경기 뒤 가장 많은 화살을 맞은 이는 수비수 요나탄 타였다. 수치만 보면 나쁘지 않았다. 볼터치 63회, 패스 성공률 85%, 지상 경합 6회 전승, 클리어링 5회. 하지만 축구는 단순한 수치의 경기 아니라는 점을 증명했다. 핵심 순간의 실수가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 타의 핸드볼 파울은 팀 분위기를 뒤흔들었고, 이후까지 불안감이 이어졌다.
독일 현지 언론의 반응도 차갑다. 독일 '메르쿠르'는 타의 플레이에 대해 “불안정함이 두드러졌다”며 수비수 중 최저 평점인 4점을 부여했다. 독일 '란' 역시 “전반 막판 집중력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혹평했고, AZ는 “불필요한 조급함으로 페널티를 헌납했다”고 비판했다.
결국 바이에른은 승리했지만, 내용상으로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다. 해리 케인의 득점력, 상대의 연이은 자책골, 그리고 김민재 투입 후의 안정감이 아니었다면 승리를 지켜냈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김민재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확실하게 자신의 가치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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