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이름만 나오면 입 꾹 닫는 中… BWF 시상식 소개하며 ‘女 단식은 없는 종목’ 취급

스포츠

OSEN,

2025년 12월 06일, 오전 01:19

[OSEN=이인환 기자] 올 것이 왔다.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올해의 선수상’ 후보 발표에 중국 현지가 또다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안세영(삼성생명)을 둘러싼 언급을 철저히 배제하며 ‘자국 선수 띄우기’에만 몰두했다.

BWF는 5일(한국시간) 지난 12개월(2024년 12월 1일~2025년 11월 30일) 동안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올해의 선수상 후보로 발표했다.

중국 넷이즈는 BWF 시상식에 대해 전하면서 여자 단식의 유력 후보로 안세영 대신 올해의 선수상 우승자 야마구치 아카네를 언급했다. 이 매체는 “중국 배드민턴의 위대한 시즌”을 강조하며 자신들의 선수만 부각했을 뿐 안세영을 단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 침묵은 의도적이다. 왜냐하면, 안세영은 이번 시상식에서 사실상 ‘확정급’ 후보이기 때문이다. 중국 언론도 지금 세계 여자 단식에서 ‘안세영을 빼고’ 어떤 논의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이번 시즌 안세영의 수상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안세영이 지난 1년간 세계 배드민턴에 남긴 기록은 압도적 그 자체다.  시즌 10회 우승으로 여자 단식 최다 우승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시즌 내내 세계 랭킹 1위을 질주했다. 또 시즌 58승 4패(승률 93%)을 기록하며 10번의 결승전서 모두 승리했다.

특히 야마구치와 천웨이, 왕즈이를 포함해서 일본과 중국 에이스들을 연달아 제압한 ‘절대자 모드’로 시즌을 지배했다. 실제로 중국 현지에서도 시즌 중에는 안세영을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 SNS에선 “안세영은 지금 여자 배드민턴의 기준점”이라는 말까지 나왔고, 중국 국가대표 출신 해설위원도 “안세영의 안정성은 이미 다른 차원”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시상식 시즌이 다가오자 태도가 급변했다. 상 후보 발표 기사에서 중국 언론은 안세영의 존재를 완벽히 지워버렸다. 심지어 한국 언론보다 먼저 ‘올해의 선수상 유력 후보’라는 분석을 내놓았던 바로 그 매체들조차 하루아침에 침묵했다.

이유는 단 하나다. ‘확정적 경쟁자’를 인정하는 것이 자존심 상하기 때문. 이번 발표에서 중국은 남자 단식 스유치와 복식·혼합복식 선수들이 대거 후보로 언급됐다. 여자 단식에서 중국 선수 왕쯔이와 천웨이가 올랐으나 안세영에게 밀리니 확실하다.

실제로 다른 후보들에 대해 중국 언론은 “중국 배드민턴의 부활”라거나 “다관왕 탄생 가능성”이라면서 남자 단식 스우치에 집중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왕쯔이와 천웨이는 아예 연급하지 않으면서 여자 단식에 대해서는 없는 종목으로 취급하고 있다.

중국 배드민턴계는 안세영을 ‘넘어야 할 벽’으로, 동시에 ‘넘지 못한 벽’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중국 여자 단식은 안세영에게 연이어 패배를 당하며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베이징 '청년망'은 “안세영의 벽은 너무 높다”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상식 후보 발표 기사에 안세영을 등장시키는 것은 중국 언론 입장에서 자국 선수들이 뒤지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에 아예 언급을 회피하는 것이다. 

단 이런 중국 매체의 열등감 표현과 달리 안세영은 BWF 평가 기준에서도 ‘1순위’다. 2025 BWF 시상식 평가 기준은 크게 두 부분이다. ① 지난 52주 동안의 누적 랭킹 포인트 와 전문가 패널 점수(월드투어 파이널·S1000·S750·세계선수권 중심)에 따라 배치된다.

여기서 2024 월드투어 파이널과 2025 세계선수권은 ‘더블 포인트’가 적용된다. 하지만 이 기준을 대입하면 결론은 더욱 명확해진다. 안세영은 오히려 다른 후보들을 압도적으로 앞서 있다.

안세영은 – 슈퍼 1000 우승과 슈퍼 750 우승 다수, 시즌 결승전 진출 횟수 ‘압도적 1위’,  랭킹 포인트 누적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중국 언론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래서 더욱 말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국제 무대의 평가는 이미 끝났다.

2025 BWF 올해의 선수상 여자 단식 부문에서 안세영은 사실상 독주 체제에 들어섰다. 올해의 선수상에 세겨진 안세영의 이름 3글자에 중국 언론의 열등감이 보도 태도로 나오고 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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