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인환 기자] 한때 프리미어리그를 주름잡던 ‘이집트 왕자’ 모하메드 살라(33·리버풀)의 미래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5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가 살라의 리버풀 이적을 돕기 위한 자금 지원 의사를 갖고 있다. 살라가 떠날 의향만 보인다면 협상은 즉시 재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단순한 관심 수준이 아니라 ‘실행 단계’에 가까운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살라의 현재 입지다. 텔레그래프는 “살라가 최근 프리미어리그 2경기 연속 벤치에 앉았다”고 지적했다. 과거 최고의 골잡이, 리버풀의 상징이었던 그의 위상은 아르네 슬롯 감독 체제에서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단순한 로테이션이 아니라 명백한 ‘경쟁 탈락’ 신호다.
더 충격적인 건 동료의 발언이다. 리버풀 주장 버질 판 다이크는 최근 인터뷰에서 “어떤 선수도 클럽 내에서 무한한 특권을 누릴 수 없다”라며 살라의 상황을 사실상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이 발언은 현지에서 “살라에게 던진 메시지”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사우디의 관심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텔레그래프는 “2023년 9월 알 이티하드가 1억 5000만 파운드(약 2945억 원)를 제안했지만 리버풀이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지난여름에는 살라가 사우디 프로리그(SPL) 구단들과 자유계약 형태의 이적을 두고 실제 협상에 임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살라 역시 이를 인정했다. 그는 “SPL 관계자들과의 관계는 매우 좋았다. 협상은 진지했다. 리버풀과 재계약하지 않았다면 이적은 거의 확정이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사우디 이적이 유력해 보이던 그는 리버풀과 2027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하지만 당시 분위기가 ‘이적 불발에 대한 아쉬움’으로 가득했던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텔레그래프는 “사우디 구단들은 최근 대형 영입을 줄였지만, 살라 같은 초특급 스타라면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사우디 복수 구단이 살라 영입을 다시 노리고 있다. 알 힐랄, 알 카디시아 등 구체적인 팀 이름도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득점력 실종, 팬심 이탈 문제는 살라의 경기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올 시즌 12경기 4골. 그마저도 단 1골은 PK. 나머지 골은 모두 전성기 기준으로는 한참 부족하다. 최근 4경기에서는 공격 포인트가 0개. 슈팅, 움직임, 폭발력이 예전 같지는 않다.
여기에 현지 레전드들의 비판까지 쏟아졌다. 앨런 시어러는 BBC를 통해 “살라가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건 당연하다. 불만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웨인 루니 역시 팟캐스트에서 “득점이 안 되면 다른 방식으로 기여해야 한다. 지금 살라는 아무 도움이 안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팬심도 돌아섰다. BBC가 리버풀 전용 페이지에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 선발’ 항목에서도 다른 선수들에게 밀리면서 살라는 3위에 그쳤다. 리버풀에서 ‘성역이 깨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살라는 2021-2022시즌 손흥민과 함께 EPL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2024-2025시즌에도 29골 18도움이라는 괴물 기록을 찍었다. 그러나 2025-2026시즌 들어 급격히 추락했다.
같은 시기 손흥민은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고, MLS에서도 데뷔 시즌부터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가며 전 세계적 찬사를 받았다.
반면 살라는 재계약 이후 흔들렸고, 부진은 깊어졌으며, 이적설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텔레그래프는 “살라가 떠날 의향만 보인다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즉시 움직일 것이다"라고 이적 가능성을 높게 샀다. 살라의 거취는 이제 사실상 본인의 결정 하나에 달렸다. 리버풀 잔류인가, 사우디행인가. 손흥민과 PL을 풍미한 살라는 커리어의 분기점에서 다시 한 번 중대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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