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행사에서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5대 회장에 취임한 이종범 전 코치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1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이하 한은회) 제5대 회장으로 취임한 '바람의 아들' 이종범(55)이 시즌 도중 야구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프로야구단 코치직을 내던지면서 일으킨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이종범 회장은 5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제13회 2025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행사에서 제5대 신임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이순철 1·2대 회장, 안경현 3·4대 회장에 이어 한은회를 이끌게 된 이종범 신임 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한은회 회장은 통상 연임을 하는 게 관례였기에, 그 역시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6대 회장까지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야구의 '레전드'인 이종범 회장은 지난여름 불미스러운 일로 야구팬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2025시즌을 앞두고 KT 위즈 코치로 선임된 그는 시즌이 한창이던 6월 말 JTBC 야구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의 감독 제안을 받고 퇴단했다.
코치직을 제안한 구단과 자기를 믿고 따랐던 선수들에게 등을 돌린 이종범 회장의 무책임한 행동에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한국 야구를 위한 결정이었다"던 그의 항변은 들끓는 여론을 부채질했다.
KT 위즈 코치 시절의 이종범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 회장. (KT 위즈 제공)
그렇게 시끌벅적한 일로 떠났던 이종범 회장이 한은회 수장으로 다시 야구계로 돌아왔다. 지금껏 한은회 이사로 활동해 왔다고 하나 회장으로 전면에 나서는 건 상징하는 바가 다르다.
자신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는 걸 인지한 이종범 회장은 팬들을 향해 허리 숙여 사과했다.
그는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팬들도 많은 상처를 받아 저를 용서해줄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한은회 회장으로서 조금씩 천천히 야구계에 헌신하면서 사죄하겠다"고 말했다.
이종범 회장은 은퇴한 선수들의 삶이 윤택해질 수 있도록 발 벗고 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스타플레이어, 그리고 한 번도 1군에 올라오지 못한 선수 모두 은퇴한 뒤에는 평등하다. 각각 경력을 떠나 모든 은퇴 선수의 권익을 위해 힘쓰겠다"며 "내년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에서는 (규모를 키워) 더 많은 상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이종범 회장은 또 다른 은퇴 프로야구 선수의 모임인 일구회와 통합에 힘쓰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5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행사에서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5대 회장에 취임한 이종범 전 코치가 안경현 회장에게 특별 공로패를 수여하고 있다. 2025.1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당초 일구회가 은퇴 선수들의 유일한 모임이었다. 그러나 온라인·모바일 야구 게임에 사용된 은퇴 선수들의 초상권 계약을 놓고 잡음이 일었고, 이에 일부 은퇴 선수들이 2013년 3월 한은회를 발족했다.
이종범 회장은 "한은회는 그동안 일구회와 통합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두 단체 간 의견 차이가 있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일구회 선배님들과 소통하며 (통합을 위해) 한 계단씩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퇴 선수의 모임이 두 개로 나뉘면서 후배들도 혼란을 느끼고 있다. 외부에서는 양쪽으로 갈라진 것처럼 보일 수 있어 아주 안타까웠다"며 "물론 (일구회와 통합이) 쉽지 않은 길이고, 난관도 많다. 회장이라고 독단적으로 정할 수도 없다. 먼저 한은회 회원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일구회를 만나 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rok195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