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모하메드 살라(33, 리버풀)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그가 공개적으로 아르네 슬롯 감독을 저격하는 폭탄 발언을 던졌다.
영국 'BBC'는 8일(이하 한국시간) "살라와 리버풀이 예전으로 돌아갈 방법이 있을까? 그의 인터뷰는 프리미어리그 시대에 가장 폭탄 같은 인터뷰로 기록될 거다. 살라는 슬롯 감독과 관계가 '파탄났다'고 주장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라고 보도했다.
리버풀은 7일 영국 리즈의 엘런드 로드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에서 리즈 유나이티드와 3-3으로 비겼다. 최근 공식전 6경기에서 단 1승에을 거두는 데 그치며 부진을 끊어내지 못한 리버풀이다.
게다가 경기 내용을 보면 더욱 충격이 컸다. 리버풀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위고 에키티케의 멀티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28분과 후반 30분 연달아 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5분 뒤 도미닉 소보슬러이의 골로 다시 3-2로 달아났으나 종료 직전 다나카 아오에게 극장골을 얻어맞으며 눈앞에서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살라는 동료들의 무승부를 벤치에서 지켜만 봐야 했다. 3경기 연속 벤치에서 출발한 그는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에키티케와 소보슬러이 등에게 밀려 아예 결장한 것.
살라는 지난 9년간 리버풀을 넘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해 왔다. 그는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통산 420경기에서 250골을 터트린 전설이다. 지난 시즌에도 공식전 52경기에서 34골 23도움을 터트리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9골 18도움으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석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살라는 경기력 자체가 눈에 띄게 나빠졌다.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오히려 '범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스탯은 19경기 5골 3도움으로 평범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경기 영향력이 너무나 줄어들었다.
결국 슬롯 감독도 지난 웨스트햄전부터 살라를 벤치에 앉히기 시작하고 있다. 살라는 선덜랜드전에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돼 45분을 소화했지만, 벤치에서 짜증을 숨기지 못하며 비판받았다. 앞서 그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에서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선발 제외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리즈전에서도 벤치를 지킨 살라. 그는 충격적인 인터뷰를 전했다. 살라는 리즈전이 끝난 뒤 "벤치에 90분 동안 앉아 있었다. 이번이 3경기 연속 벤치다. 내 커리어에서 처음인 것 같다. 매우, 매우 실망스럽다. 난 이 클럽을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 특히 지난 시즌 내내 모두가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왜 벤치인지 모르겠다. 클럽이 날 버스 아래로 던진 것 같다. 누군가 내가 모든 비난을 받길 원한다는 게 매우 분명하다"라며 "클럽은 여름에 내게 많은 약속을 했지만, 아무것도 없다. 지금 나는 3경기 연속 벤치에 앉아있다. 그들이 약속을 지킨다고 말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대놓고 슬롯 감독과 불화까지 언급했다. 살라는 "난 과거 여러 차례 슬롯 감독과 좋은 관계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갑자기 아무런 관계도 없게 됐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내가 보기엔 누군가가 내가 클럽에 있길 원하지 않는 것 같다"라며 "공정하지 않다. 이해가 안 된다. 다른 팀에선 모든 클럽이 선수를 보호한다. 내가 왜 지금 이런 상황에 처해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주장했다.
리버풀에서 미래도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살라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라며 "내 머릿속에는 왜 이렇게 끝나야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내 몸은 아주 건강하다. 불과 5달 전만 해도 난 모든 개인상을 휩쓸고 있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돼야 하는 걸까? 미안하지만, 팀원 모두가 제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모든 비난을 받아왔다"라고 항의했다.

당연히 파장이 엄청나다. BBC는 "살라는 분명히 할 말이 있었다. 팀 동료들은 그의 발언 이후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슬롯 감독이 대중들로부터 가장 듣기 싫은 말이었을 거다. 특히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이 9위라는 성적을 거둔 후에는 말이다. 살라는 지난 4월에 2년 계약을 체결했지만, 리버풀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살라의 발언은 빠르게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슬롯 감독은 더욱 큰 압박과 감시를 받게 됐다. 다만 슬롯 감독이 후회하거나 물러난 흔적은 거의 없다. 소식통에 따르면 둘의 관계는 정말로 파탄난 상태"라며 "리버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을 받는 살라의 미래에 대해 열려 있다. 살라도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대체로 살라가 경솔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리버풀 팬들도 살라의 슬롯 감독 둘 중 한 명은 떠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 '팀 토크'에 따르면 리버풀 보드진은 살라의 발언에 매우 분노했으며 여전히 슬롯 감독을 지지 중이다. '인디카일라 뉴스'는 "리버풀은 살라의 폭탄 발언에 격노했으며 그의 공개 사과를 원한다"라고 전했다.

한때 공동 득점왕에 올랐던 1992년생 동갑내기 손흥민과는 정반대 행보다. 그 역시 토트넘에서 예상치 못한 조기 교체에 순간 불만을 감추지 못한 적은 있었지만, 경기장 밖까지 문제를 끌고가진 않았다.
오히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훌륭히 이끌었고,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우승을 끝으로 아름다운 작별을 택했다. 그 덕분에 손흥민은 여전히 여전히 토트넘 팬들이 매우 사랑하는 선수 중 한 명로 남아있고, 오는 10일 슬라비아 프라하전에서 홈 구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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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포츠 바이블, 스카이 스포츠, 90MIN 소셜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