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엄민용 선임기자)한국 경륜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부전자전’, 경륜 2세 선수들이 만들어 내는 또 하나의 이야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기술과 정신력이 고스란히 아들에게 이어지는 사례가 늘며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종현·박제원, “25년 선행 장인의 아들이 온다”
박종현(6기, A3, 충남 계룡)은 올해 57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우수급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경륜의 ‘살아 있는 역사’다. 25년간 선행 전법으로 수많은 명장면을 만들어 온 그는 최근 충남 계룡팀 창단에 직접 참여하며 훈련부장 역할까지 맡고 있다. 그런 그의 아들 박제원(30기, 충남 계룡)이 내년 1월 경륜에 정식 입문한다. 한국 경륜에서도 드물게 부자가 동시에 현역 선수로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박제원은 훈련원 시절 낙차 부상으로 졸업 성적(20명 중 17위)은 낮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졸업 성적은 그의 진짜 실력과 무관한 수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현존 최강자 임채빈과 대등하게 경쟁했던 것으로 알려져 전문가들은 ‘즉시 임채빈과 정종진을 위협할 신예 복병’으로 꼽는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바로 박종현의 힘을 앞세운 자력 승부 패턴을 박제원이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점이다. 박종현은 “아들과 같은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올 동계훈련을 통해 계룡팀을 충청권 최강팀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주상·정민석, “부자의 선행 본능…차세대 대표 선행형의 성장기”
정주상(10기, B1, 경북 개인)은 경륜 입문 이후 오랜 세월 선발급의 대표적 선행 전법 선수로 활약해 왔다. 19년 동안 묵묵히 트랙을 지킨 그는 두 아들을 모두 사이클 선수로 키웠고, 장남 정민석(27기, A2, 창원 상남)이 먼저 경륜 무대에 입문했다. 정민석은 초반부터 힘 중심의 선행 전법 선수로 호평을 받았고, 최근에는 체질 개선과 기록 향상을 동시에 끌어내며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경륜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더 흥미로운 점은 둘째 아들 역시 경륜 선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된다면 ‘삼부자 경륜 선수’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가 생길 전망이다.
■정행모·정해민, “슈퍼특선까지 오른 경륜 2세의 대표적 성공 사례”
정행모(1기, 은퇴)는 안정적인 주행을 바탕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보이며 전주팀을 대표하는 선수였다. 그런 그의 아들 정해민(22기, S1, 수성)은 2019년 경륜 입문 이후 거의 모든 시즌을 특선급 선수로 활약하며 아버지 이상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정해민은 아버지 정행모가 이루지 못했던 슈퍼특선에도 오른 적이 있어 경륜 2세 선수 중에서는 가장 성공한 사례로 평가된다. 정해민은 지난해 잦은 부상으로 올해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그는 수성팀으로 새 둥지를 틀었고, 임채빈과 함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내년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공성열·공태욱, 김명영·김주동, “마크·추입 유전자를 이어받은 안정형 두뇌파들”
공성열(1기, 은퇴)의 아들 공태욱(21기, A2, 김해B)은 우수급을 대표하는 마크·추입 전문 선수로 성장했다. 특선급에서 안정적 운영으로 이름을 날렸던 아버지의 장점이 그대로 계승된 사례다. 김병영(1기, 은퇴)의 아들 김주동(16기, A3, 창원 상남) 역시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체계적인 지도 아래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져오며 현재 우수급 준강자로 활약 중이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설경석 편집장은 “문희덕(13기, S2, 김포), 최순영(13기, A2, 충남 계룡), 박성호(13기, A3, 부산), 박성현(16기, A2, 세종), 김종재(12기, B1, 전주), 김영곤(12기, A2, 가평) 등 여러 선수의 아들들도 아마추어 사이클에서 활약 중으로 향후 5~10년 이내에 경륜 선수로 입문할 가능성이 크다”며 “새로운 세대가 만들어 낼 한국 경륜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