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인환 기자] 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가 포스터 한 장으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증명했다.
바이에른은 10일(한국시간) 오전 2시 45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스포르팅 CP와 2025-2026시즌 UCL 리그 페이즈 6차전을 치른다. 조별 리그의 흐름을 정리하고, 토너먼트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한 판이다.
경기 이틀 전, 바이에른은 구단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홈경기 홍보 포스터를 공개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문구가 아니라 ‘얼굴’이었다.
“다음 경기: 챔피언스리그”라는 문장과 함께 포스터 중앙을 가득 채운 인물이 다름 아닌 김민재였기 때문이다.
통상 빅클럽이 홈 일정을 알리는 홍보물에 특정 선수를 전면 배치할 때는 그 선수를 중심 축으로 내세우겠다는 메시지를 함께 싣는 경우가 많다.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선수, 팀 스토리의 전면에 세우고 싶은 카드가 들어간다는 의미다.
현지에서도 이번 포스터를 두고 “스포르팅전에서 김민재의 선발 가능성이 크게 올라갔다”는 분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사실 김민재에게 이번 시즌은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통틀어 ‘2경기 연속 선발’이라는 단어를 꺼내기 어려울 정도로 출전 패턴이 들쭉날쭉했다.
뱅상 콤파니 감독은 요나탄 타–다요 우파메카노 조합을 주축으로 가져가며 센터백 로테이션을 운영해 왔다. 김민재는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일정한 리듬을 찾기 어려운 역할을 맡았다.
그래도 기회를 잡을 때마다 존재감은 확실했다. 김민재는 6일 열린 슈투트가르트와의 분데스리가 13라운드 원정에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하며 수비 라인을 지휘했다.
빌드업 상황에서의 안정감은 물론, 라인 컨트롤과 대인 방어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콤파니 감독이 스포르팅전 선발 카드로 다시 김민재를 꺼낼 수 있는 근거를 몸으로 증명한 셈이다.
만약 김민재가 스포르팅전에서도 선발로 나선다면, 올 시즌 처음으로 ‘2경기 연속 선발’에 성공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10월 1일 파포스와의 리그 페이즈 2차전 이후 오랜만에 UCL 선발 무대에 복귀하는 경기이기도 하다.
대륙 최고 무대에서 한동안 벤치와 교체 출전에 머물렀던 김민재 입장에선, 이번 경기가 입지 반등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바이에른의 이번 포스터 선택은 상징적이다. 수비 라인 주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클럽이 전 세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얼굴로 김민재를 택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상업적 이미지 소비를 넘어, “우리는 여전히 김민재를 중요한 자원으로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과 다르지 않다.
콤파니 감독 입장에서도 김민재 카드 활용은 매력적이다. 라인을 끌어올려 압박을 강하게 거는 전술 특성상, 뒷공간 커버와 1대1에서 밀리지 않는 센터백의 존재는 필수다. 김
민재는 이미 나폴리 시절부터 하이 라인 수비에서 검증된 수비수다. 스포르팅처럼 빠른 전환과 측면 돌파에 강점을 가진 팀을 상대로 할수록 김민재의 장점은 더욱 빛날 수 있다.
물론 홍보 포스터에 등장했다고 해서 100% 선발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즌 내내 일정이 빡빡한 상황에서, 굳이 다른 자원을 놔두고 김민재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은 분명 의미심장하다.
타·우파메카노와의 경쟁 구도 속에서 “이번에는 김민재 차례”라는 무언의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김민재에게 스포르팅전은 여러모로 중요하다. 선발로 나선다면, 그 자체가 신뢰 회복의 증표다. 여기에 결과와 내용까지 챙긴다면, 콤파니 감독 전술 구상 속에서 입지가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다.
포스터 한가운데를 장식한 ‘괴물 수비수’가 실제 경기장에서도 중앙을 지배할 수 있을지, 시선이 알리안츠 아레나로 향하고 있다. /mcado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