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기회를 제대로 받지 못했던 라스무스 호일룬(22)이 나폴리에서 커리어의 반전을 만들었다.
나폴리는 8일 새벽(한국시간)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세리에A 14라운드에서 유벤투스를 2-1로 제압했다. 이 경기의 중심에는 호일룬이 있었다. 전반 7분, 후반 31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유벤투스는 후반 14분 케난 일디즈가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고, 나폴리는 이 승리로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경기 후 호일룬의 발언은 더욱 화제를 모았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호일룬은 DAZN 이탈리아 인터뷰에서 “다음 시즌에는 제 인터뷰를 이탈리아어로 하겠다”고 밝혔다.
언뜻 농담처럼 보이지만, 임대 신분의 그가 이런 말을 했다는 건 맨유 복귀 의사가 사실상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과 다르지 않다. 완전 이적 옵션이 걸린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더욱 무게가 실린다.
호일룬은 자신의 활약을 자찬하기보다 철저히 주변에 공을 돌렸다. 그는 “스트라이커라고 해서 매 경기 득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골이 없어도 팀을 다른 방식으로 도와야 한다”며 “콘테 감독은 내가 전방에서 버티고 팀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중요하게 본다. 압박 가담, 간격 조율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두 골을 넣었지만 그 모든 공은 동료들 그리고 콘테 감독, 코칭스태프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나폴리는 호일룬 영입에 철저한 계획을 세웠다. 임대료 600만 유로(약 102억 원)에 데려왔고, 시즌 종료 후 4400만 유로(약 752억 원)의 완전 영입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중요한 조건이 있다. 나폴리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확보하면 이 옵션은 ‘의무 영입 조항’으로 전환된다.
현재 순위를 고려하면 나폴리의 UCL 진출 가능성은 충분하며, 호일룬의 완전 이적 가능성 역시 상당히 높은 상태다.
주장 조반니 디 로렌초 역시 호일룬을 치켜세웠다. 그는 “두 골을 넣은 호일룬이 정말 기쁘다. 그는 매 경기 우리를 돕고 있으며, 힘든 순간에도 항상 강한 팀 정신을 보여준다”며 팀에 녹아든 그의 태도를 칭찬했다.
호일룬은 맨유 입단 당시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력과 전술 혼선 속에서 전력 핵심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그러나 나폴리에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만나자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 전개, 전방 버티기, 압박 참여 등 ‘콘테식 스트라이커’의 요구를 충실히 수행하며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이제 관건은 유나이티드의 선택이 아니라 호일룬의 마음이다. 그는 더 이상 프리미어리그 복귀를 필요로 하지 않는 듯한 뉘앙스를 보였고, 나폴리 역시 확실한 투자와 함께 장기 플랜의 중심으로 그를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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