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엄민용 선임기자) 여자 바둑 세계 최고 기전인 오청원배 우승을 놓고 벌인 한국 여자 바둑 1·2위 간의 자매대결에서 마지막에 웃은 사람은 동생이었다.
9일 중국 푸젠성 푸저우시 삼방칠항 곽백맹 고택에서 열린 제8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김은지 9단이 최정 9단에게 22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 전적 2-1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은지 9단으로서는 세계 대회 첫 우승이다.
국내 여자 랭킹 1위와 2위의 격돌로 세간의 관심을 모은 이번 대회 최종국은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초·중반 전투에서 반상의 주도권이 김은지 9단 쪽으로 넘어가면서 좀 싱겁게 끝났다. 우변 접전 과정에서 나온 최정 9단의 느슨한 수를 김은지 9단이 추궁해 중앙 쪽 백 세력을 무력화하고 상변 쪽에 살뜰히 실리를 챙기면서 승부의 저울추가 김은지 9단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비세를 느낀 최정 9단이 반격에 나서려 해도 김은지 9단의 돌들에 약점이 보이지 않아 천하의 최정 9단도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완패를 당했다.
지난 5월 하찬석국수배에 이어 11월 해성 여자기성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김은지 9단은 오청원배 우승으로 올해 세 번째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특히 입단 후 처음으로 세계대회 정상에 서는 기쁨을 맛봤다. 통산으로는 10번째 타이틀이다.
결승 대국이 끝난 후 이어진 폐막식에서 우승자 김은지 9단에게는 상금 50만 위안(약 1억 400만 원), 준우승을 차지한 최정 9단에게는 20만 위안(약 416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이번 우승으로 김은지 9단은 올해 누적상금 3억 원을 돌파(3억 1000만 원)하며 여자 상금랭킹 1위에 올랐다. 김은지 9단이 연간 누적상금 부문에서 최정 9단을 앞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한편 김은지 9단과 최정 9단은 오는 16일부터 제30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결승에서 다시 한번 3번기를 치른다.
중국 위기(圍棋)협회와 푸저우시인민정부가 공동 주관하고 푸저우시체육국, 구러구인민정부가 공동주최한 제8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는 중국 바둑 규칙이 적용된 가운데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 주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