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어두운 터널 안에 갇힌 느낌…내년 日 통산 30승 이상 할 것"

스포츠

이데일리,

2025년 12월 10일, 오후 01:08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한국 여자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신지애가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고도 시즌 중반에는 어두운 터널 안에 갇힌 느낌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과정이 내년 시즌을 더 열심히 준비할 계기가 됐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신지애는 10일 서울 강남구의 의류 후원사 매드캐토스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개인 통산 67승, JLPGA 투어 통산 29승 등을 거둔 2025시즌을 돌아봤다.

신지애는 지난 5월 J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을 제패하며, 2023년 6월 어스 몬다민컵 이후 약 2년 만에 일본 투어 정상에 복귀했다. JLPGA 투어 사상 최초로 통산 상금 14억 엔(약 131억 6000만 원)도 돌파했다. 그렇지만 신지애에게는 아쉽기만 한 시즌이다.

그는 “1승을 일찍 한 덕분에 편안하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여름에는 힘들었다. 어두운 터널에 갇힌 느낌이었다. 원래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도 회복을 잘하는 편이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 5월에 우승을 하면서 자만심이 생겼던 것 같다. 저는 과정을 중시하는 선수였는데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에만 집중한 나머지 과정을 잃어버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신지애의 말처럼 그는 7월 메이지야스다 대회와 8월 캣 레이디스에서 연속 컷 탈락을 기록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6월 US 여자오픈과 8월 AIG 여자오픈(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도 3라운드 진출에 실패하는 등 부진이 이어졌다.

신지애는 “결과만 만들려던 시도에서 벗어나니 9월부터 경기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안정적이고 좋은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고 했다. 신지애는 9월 메이저 대회 소니 JLPGA 챔피언십 공동 10위를 시작으로 10월 일본여자오픈까지 3개 대회 연속 ‘톱10’을 기록했고 11월 토토 저팬 클래식과 투어 챔피언십 리코 컵에서는 우승 경쟁을 벌인 끝에 공동 6위, 공동 3위에 오르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는 “막판에 우승하고 시즌을 끝내고 싶었는데 바람을 이루진 못했다. 부모님 말씀처럼 내년에 열심히 하려고 우승 하나 남겨뒀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올 시즌은 아쉬웠지만 내년에 더 열심히 할 계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신지애는 벌써 내년 동계훈련 계획도 세웠다. 내년 1월 4일부터 호주 멜버른에서 전지훈련에 들어간다. 해가 긴 호주에서 오전 6시부터 저녁 9시까지 스파르타식 훈련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전지훈련 기간에는 차로 이동하는 시간도 아까워서 골프장 안에 숙소를 잡는다. 갇혀 산다고 생각하시면 된다”며 웃은 뒤 “오롯이 저에 대해 연구하고 몰두하는 전지훈련 기간이 좋다”고 했다.

1988년생으로 올해로 만 37세인 신지애의 골프는 현재 진행형이다. 함께 여자 골프 황금기를 이끌었던 동갑내기 친구들 박인비, 최나연, 이보미, 김하늘 등이 은퇴하거나 무기한 투어 생활을 쉬고 있지만 신지애는 아직 은퇴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후배들에게 더 좋은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서다.

신지애는 “후배들에게 힘있는 목소리를 내려면 계속 현역 선수로 있어야 하고 또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선배로서 후배들을 이끌어주고 함께 가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신지애를 따르는 후배들도 상당하다. 고진영, 윤이나 등이 신지애와 함께 훈련했고 박민지는 신지애에게 조언을 구한다. 신지애는 내년 전지훈련도 한·일 투어 후배들과 함께 간다고 했다.

JLPGA 투어 통산 29승을 기록한 신지애는 내년 영구 시드를 받을 수 있는 통산 30승을 넘어 더 많은 우승을 해내겠다고도 다짐했다.

신지애는 “빨리 1승을 하는 게 먼저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 많은 우승을 만들어내고 싶다”며 “올해는 저에게 졌다는 느낌이 들어서 속상하다. 내년은 저를 이기는 해로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지애는 오는 12일 절친한 후배 유소연의 결혼식에 참석해 축가 이벤트를 벌인 뒤 바로 일본으로 돌아간다. 이후 내년 1월 호주에서 전지훈련에 들어간 뒤 대회는 3월 JLPGA 투어 개막전으로 2026시즌 첫 대회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 디펜딩 챔피언인 호주오픈은 시기가 3월로 미뤄져 출전을 고민 중이다.

신지애는 “JLPGA 투어가 개막한 직후가 될 것 같아 출전 여부를 고민 중이다. 디펜딩 챔피언인 데다가 호주 협회에도 전지훈련 등 도움 받는 부분이 많아 참가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면서 “하지만 메인인 JLPGA 투어에서도 이루고 싶은 것이 많아 어떤 선택이 더 나을지 신중하게 고민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신지애(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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