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뇌가 딱정벌레(beetle) 수준이다."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33, 리버풀)의 폭탄 발언 후폭풍이 거세다. 네덜란드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였던 마르코 반 바스텐은 살라를 향해 수위 높은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영국 '미러'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축구계의 전설이 '리버풀 드라마'에 대한 평결을 내렸다. 살라는 딱정벌레의 뇌를 갖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라고 보도했다.
살라는 최근 공개 인터뷰로 구단에 대한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지난 7일 리즈와 3-3으로 비긴 경기에서 끝까지 벤치만 지켰다. 3경기 연속 벤치 출발에 이은 결장이었다. 리버풀도 종료 직전 다나카 아오에게 극장골을 허용하며 승리를 놓쳤다.
올 시즌 부진이 길어지면서 최근 선발 제외되고 있는 살라다. 그는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통산 420경기에서 250골을 터트린 전설로 지난 시즌에도 공식전 52경기에서 34골 23도움을 터트리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팀에 폐를 끼치면서 아르네 슬롯 감독도 살라 없는 라인업을 실험 중이다.


벤치에서 짜증을 숨기지 못하던 살라. 그는 결국 리즈전이 끝난 뒤 충격적인 발언을 터트렸다. 살라는 "벤치에 90분 동안 앉아 있었다. 이번이 3경기 연속 벤치다. 내 커리어에서 처음인 것 같다. 매우, 매우 실망스럽다. 난 이 클럽을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 특히 지난 시즌 내내 모두가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왜 벤치인지 모르겠다. 클럽이 날 버스 아래로 던진 것 같다. 누군가 내가 모든 비난을 받길 원한다는 게 매우 분명하다"라며 "클럽은 여름에 내게 많은 약속을 했지만, 아무것도 없다. 지금 나는 3경기 연속 벤치에 앉아있다. 그들이 약속을 지킨다고 말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대놓고 슬롯 감독과 불화까지 언급했다. 살라는 "난 과거 여러 차례 슬롯 감독과 좋은 관계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갑자기 아무런 관계도 없게 됐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내가 보기엔 누군가가 내가 클럽에 있길 원하지 않는 것 같다"라며 "공정하지 않다. 이해가 안 된다. 다른 팀에선 모든 클럽이 선수를 보호한다. 내가 왜 지금 이런 상황에 처해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주장했다.
리버풀에서 미래도 불투명하다고 인정했다. 살라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라며 "내 머릿속에는 왜 이렇게 끝나야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내 몸은 아주 건강하다. 불과 5달 전만 해도 난 모든 개인상을 휩쓸고 있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돼야 하는 걸까? 미안하지만, 팀원 모두가 제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모든 비난을 받아왔다"라고 항의했다.

안 그래도 팀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팀 분위기를 해치는 폭탄 발언까지 꺼내든 살라. 이를 본 많은 이들이 비판을 내놓고 있다. '팀 토크'에 따르면 리버풀 보드진은 살라의 발언에 매우 분노했으며 여전히 슬롯 감독을 지지 중이다.
반 바스텐도 비판 행렬에 참가했다. 그는 "딱정벌레 같은 두뇌다. 살라는 정말 잘해왔지만, 최근 몇 달간은 간단하게 형편없었다"라고 독설을 날렸다.
네덜란드 국가대표 출신 해설가 테오 얀센도 "살라는 모든 걸 문제 삼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매우 간단하다. 그가 이번 시즌에 대체 뭘 보여줬는가?"라며 "살라는 계약을 연장했고, 구단은 그에게 막대한 연봉을 지급했다. 그는 단지 부진하고 있을 뿐이고, 감독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슬롯도 살라가 환상적인 기록을 갖고 잇기 때문에 그를 제외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린 것 같다. 이번 인터뷰는 끔찍하다. 자신이 클럽보다 큰 선수라고 생각하고, 오직 자기 중심적이며 클럽이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는 인터뷰였다"라고 덧붙였다.

살라와 리버풀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으로 보인다. '인디카일라 뉴스'는 "리버풀은 살라의 폭탄 발언에 격노했으며 그의 공개 사과를 원한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살라는 10일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인터 밀란 원정 경기에서도 아예 명단 제외됐다. 게다가 리버풀은 살라 없이 인터 밀란을 1-0으로 잡아내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다가오는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도 명단 제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슬롯 감독도 물러날 생각이 없는 만큼 살라의 1월 이적시장 행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BBC'는 "슬롯 감독이 후회하거나 물러난 흔적은 거의 없다. 소식통에 따르면 둘의 관계는 정말로 파탄난 상태"라며 "리버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을 받는 살라의 미래에 대해 열려 있다. 살라도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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