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스포츠, 젊은 2세 경영인이 뜬다...실무형 리더십 기대

스포츠

이데일리,

2025년 12월 12일, 오전 06:45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향해 뛰는 한국 선수단의 ‘심장’이 젊어졌다. 과거 명예직으로 여겨졌던 선수단 임원 ‘꼬리표’를 떼고, 직접 현장을 누비는 ‘실무형 2세 경영인’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대한체육회는 내년 2월 6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 선수단장으로 이수경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부단장으로 전찬민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KBSF) 회장을 선임했다.

이수경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장. 사진=대한체육회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선수단장을 맡은 이수경(왼쪽)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사진-연합뉴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선수단 부단장을 맡은 전찬민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회장. 사진=KBSF
이 단장과 전 부단장은 재계의 허리 역할을 하는 젊은 기업인이다. 아울러 단순히 이름을 알리기 위해 잠시 체육계에 발을 걸친 것이 아니라 한국 동계스포츠 발전을 위해 실질적인 기여를 해왔다는 점이 비슷하다. 중견기업 오너가(家)의 2세 경영인이라는 점도 닮았다.

이 단장의 선임은 그 자체로 파격이다. 이 단장은 한국 체육 역사상 ‘최초의 여성 선수단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재하 자동차 부품 제조 전문기업 삼보모터스(구 삼현산업) 회장의 차녀로 현재그룹의 살림을 책임지는 CFO를 맡고 있다.

이 단장은 단지 경영인으로서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맡은 것이 아니다. 그의 혈관에는 ‘빙상인 DNA’가 흐른다. 학창 시절 실제 피겨 스케이팅 선수로 직접 은반을 누볐다. 선수들의 땀과 눈물을 누구보다 잘 아는 ‘운동 선배’다. 은퇴 후에는 국제심판 및 국내외 스포츠 단체 임원을 두루 역임하는 등 꾸준히 체육계 현장을 누볐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국내외 체육 발전에 대한 기여도, 국제심판으로서 역량, 스포츠계 리더십, 다양한 현장 경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회장을 선수단장으로 발탁했다”며 “사상 첫 여성 올림픽 선수단장을 임명해 ‘스포츠 양성평등’의 국제적 추세에 발맞춘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과 호흡을 맞출 전 부단장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그는 방제 기업인 세스코 전순표 총회장의 장남으로 현재 위생환경 전문기업인 ㈜팜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전 부단장은 춥고 외로운 썰매 종목(봅슬레이·스켈레톤)의 곁을 지켜온 ‘키다리 아저씨’로 통한다. 일찌감치 스포츠 마케팅에 눈을 뜬 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씻어내기 위해 꾸준히 지원을 이어갔다. 2021년 KBSF 회장을 맡은 전 부단장은 2022년부터는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회장을 겸임해왔다.

이들 ‘젊은 리더십’의 공통 분모는 ‘현장’이다. 협회장 자리를 기업 홍보의 수단이나 ‘얼굴마담’ 정도로 여기던 과거와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 유창한 외국어 실력과 글로벌 비즈니스 매너를 무기로 국제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직접 협회 행정을 챙기고 국제무대에서 한국 스포츠의 목소리를 높이는 ‘실전형 리더’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 두 도시에서 분산 개최된다. 대도시인 밀라노는 빙상, 아이스하키 등 실내 종목 위주로, 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코르티나담페초는 스키 등 설상 종목이 펼쳐진다. 두 지역은 250km나 떨어져 있다, 차량으로 4시간 이상 소요된다. 대회가 분산되서 열리는 만큼 이 단장은 밀라노의 선수단 본부 운영에 집중하고 전 부단장은 코르티나담페초 지역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단장은 “우리 선수들이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무엇보다 자긍심을 품고 당당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부단장도 “코르티나담페초 현장에서 우리 선수들이 어떤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직 기록과 승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체육계 관계자는 “젊고 역동적인 경영인들이 체육계 전면에 나서 한국 동계 스포츠의 발전과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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