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선호 기자] 시간이 해결책인가.
KIA 타이거즈와 FA 투수 조상우(31)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양측은 서로 조건을 주고 받았다. 계속 협상을 하고 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서로 조건에서 차이가 크다는 점을 웅변하고 있다. 평행선을 긋는다면 협상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분위기이다. 구단은 "서로 조건을 주고 받았고 접점을 찾기 위해 계속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KIA는 작년 우승 직후 조상우를 긴급하게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우승 필승맨 장현식이 LG 트윈스로 이적하자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키움과 협상을 벌여 조상우를 수혈했다. 현금 10억 원과 2026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와 4라운드 지명권을 넘겨주었다. KIA는 연봉 4억 원을 책정했다. FA 자격을 얻어 이적하더라도 보상금으로 트레이드 금액을 상쇄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72경기 6승6패1세이브28홀드, 평균자책점 3.90의 성적을 기록했다. 팀 경기의 절반을 뛰면서 필승조의 일원으로 활약한 점은 두드러진다. 다만 기복이 있었다. 3~4월은 ERA 1.38로 든든했으나 5월 ERA 7.82로 부진했다. 다시 6월 ERA 0.82의 짠물투구를 하다 무더운 7월 ERA 14.21의 슬럼프에 빠졌다. 또 8월이후 21경기 ERA 1.06으로 위용을 찾았다.
애매한 성적이었다. FA 시장으로 나가면서 다른 팀의 관심을 받을 것인지 주목을 끌었다. 아직까지는 경쟁팀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키움의 막강 마무리로 활약했던 전성기 시절에 비해 스피드와 구위가 떨어졌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보호선수가 20명인 A등급이라는 점도 선뜻 다가서기 힘든 조건이다.
대박 조건을 책정할 정도로 압도적인 구위가 아닌데다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KIA의 기조까지 맞물려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KIA는 최대어로 꼽혔던 주전 유격수 박찬호와 4번타자 최형우를 잡지 못했다. 박찬호는 4년 80억 원의 파격대우를 받고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최형우는 2년 26억 원에 친정 삼성 라이온즈로 복귀했다.
상당한 전력 마이너스를 감수하면서도 노오버페이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다른 구단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박찬호에게 구단 나름대로 성의를 보였다고 생각했지만 보장액만 78억 원인 두산과의 조건 차이가 컸다. 최형우와도 삼성보다 총액은 많았지만 계약기간 1+1년을 끝까지 고수했다.

포수 한승택은 잡지 않았다. 대신 좌완 셋업맨 이준영과는 3년 12억 원에 계약했고 189승 양현종과는 2+1년 45억 원에 재계약했다. 양현종에게는 팀의 상징이라는 프리미엄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눈높이와는 차이가 나는 조건을 책정하고 있다. 우승을 하고 8위로 떨어진 실망감이 반영되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전혀 다른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두산이 이영하와 4년 52억 원, 최원준도 4년 38억 원에 계약을 했다. 올해 둘 모두 불펜투수로 활약을 했다. 조상우는 통산 89세이브82홀드를 올리는 등 두 선수에게 밀리지 않는 실적을 쌓아왔다. 이영하와 최원준을 기준으로 본다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될 수 있다.
서로 약간의 조정은 예상되지만 차이가 크다면 쉽게 접점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항간에서 제기되는 사인앤트레이드도 A등급 보상선수와 보상금까지 보장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아 보인다. 한쪽이 크게 양보하지 않는다면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국 시간이 해결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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