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희생양으로 전락했어" 폭풍을 부르는 살라 인터뷰...英 BBC "주장에는 일리가 있지만 표현이 별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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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5년 12월 12일, 오후 04:15

모하메드 살라
모하메드 살라

(MHN 권수연 기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인터뷰 파장은 어떤 방향으로 마무리가 될까.

영국 매체 'BBC'는 지난 11일(한국시간) "모하메드 살라는 리즈 유나이티드와 경기 명단에서 제외된 후 아르네 슬롯 감독과 리버풀을 맹렬히 비판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한 구절이 있다"며 "그는 자신이 '(구단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살라는 어지간해서 입을 잘 열지 않는 선수로 평가 받았다. 그가 뭔가를 말한다면, 그것은 '꼭 말해야 하는 상황'으로 간주될 정도였다.

그러나 부진과 함께 살라의 폭주도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살라는 명실상부 현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이코닉한 선수로 자리잡았다. 특히 직전 2024-25시즌은 통산 52경기 34득점 23도움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며 PL 득점왕, 올해의 선수, FWA 올해의 선수, 클럽 올해의 선수 등의 상을 싹쓸이했다. 

그러나 2025-26시즌은 조짐이 좋지 않다. 공수 양면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며 흔들렸다. 아르네 슬롯 감독이 시즌 초반 꾸준히 선발로 기회를 내줬지만 이를 살리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슬롯 감독은 할 수 없이 살라를 최근 경기 선발에서 모두 빼내는 초강수를 뒀다.

살라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살라는 지난 4월 재계약 당시 주전 보장을 약속받았다. 따지고보면 본인의 부진이 스스로를 밀어낸 것이다. 프로팀 입장에서 어쨌든 경기 흐름에 방해가 되는 선수를 계속 기용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살라의 나이 또한 적지 않다. 92년생으로 만 33세를 막 지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살라는 이를 두고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으며, 더러는 "슬롯 감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이제 없어졌다(파탄났다). 누군가 나를 원치 않는 듯 하다"라고 강력하게 말했다. 더 나아가 "구단이 나를 버스 밑으로 던지는 느낌"이라고도 표현했다. 

그는 최근 리그 세 경기에서 모두 선발에 오르지 못했고 교체 출전도 한 차례에 그쳤다. 인터 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는 인터뷰 불화로 인해 명단에서 아예 빠지기에 이르렀다. 

BBC는 "살라의 폭발적인 반응은 슬롯 감독이 최근 12경기 9패 부진을 끊으려고 그를 세 경기 연속 벤치에 앉히자 터져나왔다"며 "그는 자신이 희생양으로 몰렸다는 믿음을 꺾지 않고, 슬롯과 리버풀이 단결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팀을 분열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정당한 것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살라는 모든 선수들이 지닌 이기심, 자존심을 지니고 있다. 이는 2022년 11월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인 에릭 텐하흐 감독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선발에서 뺀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호날두도 TV인터뷰를 통해 "구단에 배신당했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못했다. 이후 호날두와 맨유는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그러나 살라는 리버풀과 당장 계약 해지까지는 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서로의 화해가 원만하게 흐를 모양새도 아니다. 어쨌든 어느 한쪽은 불가피하게 굽혀야 하는 상황. 

매체는 마지노선을 짧게 잡았다. 당장 현지시간으로 토요일에 열리는 브라이튼 호브 앤 알비온과의 경기에서 '작별인사'를 할 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살라는 올 시즌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에이징커브가 뚜렷하다. 수비 가담 능력도 의문이다. 첼시가 지난 10월 리버풀의 오른쪽을 공략한 이유는 살라가 '항상 공격할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골 가뭄에 시달리면 이 '공격 편중'의 문제점이 부각된다"고 말했다. 

또 살라의 부진 원인 중 하나로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레알 마드리드)의 이적을 꼽았다. 

알렉산더-아놀드는 직전 시즌 살라가 리그 우승을 차지할 당시 147개의 결정적 패스를 연결하며 PL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제공한 선수로 기록됐다. 전 수비수 스티브 워녹은 BBC르 통해 "두 선수의 파트너십은 매우 당연하게 여겨졌다. 두 사람은 세계적인 수준이며, 동시에 강력한 파트너십을 형성했다. 두 선수는 서로를 정말 잘 보완했다. 트렌트가 안쪽으로 파고들어 상대 수비를 끌어당겼기에 살라가 뛸 공간이 확보됐다"고 말했다. 

매체는 "이브라히마 코나테의 부진은 그가 중앙 수비수이고 리버풀 백업 자원이 부진했기에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코디 각포는 왼쪽 측면에서 올 시즌 활약이 밋밋했다. 또 03년생 플로리안 비르츠는 레버쿠젠에서 1억 1600만 파운드(한화 약 2,290억원)에 이적했지만 별 활약이 없어보였고 알렉산더 이삭 역시 비싼 이적료로 건너왔지만 PL에서 단 한 골만 넣었다"며 "살라가 그렇게 느끼는데는 일리가 있지만 표현 방식이 점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플로리안 비르츠
플로리안 비르츠

그러나 리버풀의 젊은 인재들도 꾸준히 성장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살라의 다리는 예전만큼 빠르지 않다. 매체 분석에 따르면 드리블 성공률은 직전 시즌 56%에서 올 시즌 23%까지 떨어졌고, 경합 성공률도 10%나 떨어졌다. 2000년대 이후 출생한 20대의 선수들이 차츰 살라의 빈틈을 메우고 있다. 

이 와중을 틈타 살라에게 사우디아라비아 리그가 막대한 자금력을 내세워 꾸준히 접근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또 다른 영국 매체 '더선'은 "리버풀은 지난 2023년 알 이티하드의 1억 5,000만 파운드(한화 약 2억 5,000만원)의 이적료를 제시받았지만 거절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향후 몇 주 안에 이적 가능성을 열어놓는다면 알 힐랄, 알 카디시아, 네옴 등의 관심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우디 프로리그 무가르벨 최고경영자(CEO)는 "살라는 분명 사우디에서 환영받는 선수지만, 선수와 협상은 구단의 책임이다. 살라는 구단의 요소 중 하나"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리버풀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14일 자정 안필드에서 브라이튼과의 리그 경기를 치른다.

 

사진=연합뉴스, 리버풀 SNS,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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