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엄민용 선임기자) 김은지 9단이 난설헌배 4연패를 눈앞에 뒀다.
13일 오후 4시부터 강원도 강릉 아레나에서 열린 제5회 난설헌배 전국여자바둑대회 결승 제1국에서 김은지 9단이 오유진 9단을 상대로 147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두고 기선을 제압했다. 김은지 9단은 남은 두 판의 대결에서 한 판만 이겨도 이번 대회 우승과 함께 대회 4연패의 위업을 쌓게 된다. 김은지 9단과 오유진 9단의 결승전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승 1국의 초반 흐름은 팽팽했다. 그러다 중반 우하귀 전투에서 김은지 9단이 오유진 9단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후 오유진 9단이 판을 흔들며 추격에 나섰으나 김은지 9단의 철벽 방어에 막혀 반전의 돌파구를 찾을 수 없었다.
결승 1국이 끝난 후 가진 인터뷰에서 김은지 9단은 “초반에는 고전했으나 우하귀 쪽에서 바둑이 풀리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오청원배 등 일정이 많았지만,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우승 상금 5000만 원(준우승 상금은 2000만 원)의 주인을 가릴 결승 2·3국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김은지 9단이 4연패를 달성할지, 아니면 오유진 9단이 반격에 나설지 바둑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승부다.
결승 1국에 앞서 오후 1시30분부터 벌어진 4강전에서는 김은지 9단이 김경은 5단을 맞아 초반부터 우위를 잡으며 결승행을 확정지었고, 여자 랭킹 2·3위 간의 맞대결이었던 최정 9단과 오유진 9단의 대국에서는 오유진 9단이 승리하며 결승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편 이날 대국에 앞서 강릉 아레나에서는 대회 개막식이 열렸다. 난설헌배는 프로와 아마추어 부문으로 나뉘어 열리는 대회로, 프로 부문은 지난 12일 시작됐지만 아마추어 경기가 이날 벌어져 프로 4강 전에 앞서 개막식을 가졌다. 개막식에는 전국에서 찾아온 바둑 동호인들과 바둑 꿈나무 등 500여 명이 대회장을 가득 메워 바둑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김홍규 강릉시장을 비롯해 최익순 강릉시의장, 조준 강릉시바둑협회장, 김기현 강릉교육지원청 교육장, 권영만 강릉시체육회장,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이광순 한국여성바둑연맹 회장, 고광록 한국기원 이사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김홍규 강릉시장은 “두 편의 바둑 시를 남긴 위대한 여성 문학가 허난설헌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강릉을 찾아주신 바둑인 여러분을 환영한다”며 “국내 여자 기전 가운데 최고 수준의 우승 상금과 위상을 갖춘 난설헌배를 통해 여성 바둑의 저변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환영사를 전했다.
아마추어 대회는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전국에서 모인 여성·남성 바둑 동호인들은 단체전과 개인전에 출전해 즐거운 수담을 나눴고, 학생부와 유치부에 출전한 어린이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제5회 난설헌배 전국 여자바둑대회는 강원특별자치도와 강릉시·강릉시의회·강릉시체육회가 후원하고 한국기원과 한국여성바둑연맹이 공동 주최·주관했다. 제한 시간은 시간누적 방식(피셔방식)으로 각자 20분에 추가시간 20초가 주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