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제자' 향한 친근함의 표현이었을까, '단순 폭행'일까...신태용·정승현 논란의 장면 공개에 '갑론을박'

스포츠

OSEN,

2025년 12월 16일, 오후 04:30

[OSEN=최규한 기자] 1일 오후 서울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K리그 어워즈 2025’ 시상식이 열렸다.이날 시상식에는 최우수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11 부문에 뽑힌 각 구단 수상자들과 후보들이 자리를 빛낸다.신태용 전 감독이 행사에 참석해 황선홍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12.01 / dreamer@osen.co.kr

[OSEN=정승우 기자] 폭력이었을까, 아니면 '친근함의' 스킨십이었을까. 울산HD 선수단 상견례 자리에서 나온 신태용 감독의 행동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발단은 신태용 감독과 정승현의 첫 대면 장면이었다. 신 감독은 지난 8월 울산 선수단과의 첫 공식 만남에서 과거 대표팀에서 함께했던 정승현을 마주쳤다. 반가움의 표시라는 설명과 함께 신 감독은 오른손으로 정승현의 뺨을 쳤고, 이 장면은 구단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영상으로 남았다.

문제는 시즌 종료 이후 정승현이 해당 행동을 '폭행'으로 규정하면서 불거졌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였던 두 사람은 순식간에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구도로 놓이게 됐다.

[사진] 소셜 미디어정승현은 "폭행이든 어떤 형태든 가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받는 사람이 폭행이라고 느끼면 그건 폭행"이라며 "나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상 공개 이후 이 주장은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다. 화면상으로는 신 감독이 정승현의 뺨을 친 장면 자체는 분명히 확인된다.

다만 해석을 둘러싼 의견은 엇갈린다. 행위의 강도를 두고 "폭행으로 보기엔 지나치다"는 시선과 "친분 있는 감독과 선수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장면"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OSEN=최규한 기자]
논란이 확산되자 신태용 감독도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월 1일 K리그 시상식에서 만난 그는 "친근함을 표현한 행동이었다. 정승현이 폭행으로 받아들였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하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폭행이나 폭언이 있었다면 앞으로 감독직을 맡지 않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영상 공개 이후 팬들 사이에서도 반응은 갈린다. 일부는 "오랜만에 만난 제자에게 지도자가 할 수 있는 행동으로 볼 여지가 있다"라며 신 감독을 두둔했다. 폭행이라는 표현은 과도하며, 의도적으로 상해를 가할 목적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중요한 건 강도가 아니라 행위 자체"라며 "여러 선수들 앞에서 당사자가 느꼈을 모욕감도 고려해야 한다. 어떤 이유로든 폭력을 행사하는 지도자는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반박한다.

[OSEN=서울월드컵경기장, 박준형 기자]
신태용 감독은 결국 울산에서 성적 부진과 선수단과의 갈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와 관련해 울산 HD는 공식적인 대응에 나섰다. 울산은 16일 미디어에 배포한 안내를 통해 "지난 5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수신한 '울산 HD 선수단 및 前감독 관련 논란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요청의 건' 공문에 대해 15일 회신을 완료했다"라고 밝혔다.

구단은 회신 과정에서 그동안 파악한 사실관계와 선수 보호를 위해 취해온 조치들을 성실하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울산은 이미 폭행 논란 등 부적절한 행위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대응을 이어왔다는 입장이다.

울산은 "선수들과의 면담을 통해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했고, 해당 행위에 대해 당사자에게 구두 및 서면으로 주의와 개선을 요청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 중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구단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상위 기관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울산은 "앞으로도 선수단을 비롯한 구단 소속 구성원들을 위한 보호, 안전, 예방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아울러 선수들을 향한 외부의 과도한 비난과 비방에 대해서도 경계의 뜻을 나타냈다. 울산 구단은 "소속 선수들을 향한 과도한 비난과 비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심각한 사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를 거쳐 필요시 추가적인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구단 차원의 설명과 대응이 공식화된 가운데, 이번 사안을 둘러싼 후속 논의는 대한축구협회의 판단과 절차에 따라 이어질 전망이다. 지도자의 행동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가, 그리고 선수 보호의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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