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2/17/202512170851771205_6941f1db66d09.jpg)
[OSEN=정승우 기자] "굴욕처럼 느껴졌다." 모하메드 살라(33, 리버풀)를 둘러싼 논란을 바라보는 이집트의 시선은 영국과 완전히 달랐다. 리버풀과의 갈등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살라의 발언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적 감정'에 가까운 반응을 불러왔다.
영국 'BBC'는 17일(한국시간) "모하메드 살라가 리버풀이 자신을 '버스 아래로 던졌다(thrown me under the bus)'고 주장한 인터뷰 이후, 이집트 전역이 들끓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카이로의 규모와 인구를 이해해야만 이 분노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라고 표현했다. 인구 약 1억 2000만 명의 나라, 수도 카이로에만 2300만 명이 모여 있는 이집트에서 살라는 단순한 축구 선수가 아니다.
이집트 대표팀 전 코치 디아 엘사예드는 "그 인터뷰는 이집트에서 혁명과 같았다. 이집트 국민의 99%는 살라를 지지한다. 안필드에서 리버풀 팬들이 보낸 반응 역시 그를 지지한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살라를 16세 시절부터 지켜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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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 반응은 정반대였다. 제이미 캐러거는 살라의 인터뷰를 "수치(disgrace)"라고 표현했고, 공공연히 불만을 드러낸 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하지만 카이로에서 살라는 여전히 '이집트의 왕'이다. 현지 팬 누라 에삼은 "살라 이전에는 이집트에서 리버풀을 응원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는 이집트 최초의 글로벌 스타다. 우리는 항상 살라를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살라의 위상은 정치와 사회를 넘어선다. 2018년 이집트 대통령 선거 당시, 100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후보 이름을 지우고 살라의 이름을 적어 투표했다. 그는 '비공식적인 지도자'이자, 카이로에서는 '네 번째 피라미드'로 불린다.
카이로 람세스 광장 인근, 어린 시절 살라가 하루 9시간 통학 끝에 훈련장으로 향하던 동선 주변의 카페에서는 최근 상황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아르네 슬롯 감독 체제에서 살라가 3경기 연속 벤치에 앉았고, 인터 밀란 원정 명단에서 제외된 장면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 이집트축구협회 대변인 오사마 이스마일은 "인터 밀란전이 열리던 날, 이집트 전역이 인터 밀란을 응원했다"라고 전했다.
이집트 대표팀 캠프 분위기는 결집에 가깝다.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을 앞둔 카이로 국제경기장에서 기자 아흐메드 가말 알리는 "가족 구성원이 굴욕을 당한 것처럼 느껴졌다. 누군가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는, 상처받은 감정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살라와 호날두 같은 선수들의 사고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대표팀 내부에서도 동요는 없다. 한 스태프는 "살라와 함께 일하는 게 이 일의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고, 농담 삼아 "판타지 프리미어리그 팀에도 살라를 넣었다"라고 웃었다. 선수단과 스태프 상당수는 최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살라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후삼 하산 이집트 대표팀 감독 역시 살라와 긴 대화를 나눴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on)을 앞두고, 리버풀 상황과 무관하게 살라의 최상 컨디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리버풀에서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BBC는 "1월 이적 가능성은 낮지만, 시즌 종료 후 결별은 양측 모두에게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살라의 계약은 2027년까지이며,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이 그를 주시하고 있다. 주급 40만 파운드의 계약 구조 역시 부담 요소다.
그럼에도 살라는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잔류가 아프리카 정상 도전에 가장 유리하다고 믿고 있다. 그는 아직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이 없다. 2017년과 2021년 결승에서 모두 패했다. 2018년 월드컵 역시 어깨 부상 여파 속에 조별리그 탈락으로 마무리됐다. 2026년 월드컵은 또 다른 기회다.
카이로에서 공항으로 향하는 도로, 살라의 얼굴이 새겨진 광고판은 여전히 도시를 채운다. BBC는 "이집트에서 모든 길은 살라로 이어진다"라고 표현했다. 안필드에서의 박수와 카이로의 절대적 지지. 논란 속에서도, 살라는 여전히 이집트의 상징이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