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 프로야구는 사상 처음으로 시즌 관중 12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 열기는 단지 관람석의 매진이나 홈런보다 더 중요한 질문을 남긴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스포츠를 운영하고 있는가’다.
팬이 왜 돌아왔을까. 여성 팬 증가 등으로 다양한 계층이 경기장을 찾았으며, 경기 운영, 관람 경험, 팬 서비스가 개선되면서 ‘과거보다 더 보고 싶다’는 수요가 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사상 최대 관중수를 기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흥행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 흥행이라는 결과가 남긴 것은 명예나 수익만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과열된 수요와 암표 시장의 그림자
관중 증가와 수요 폭등은 긍정적인 신호다. 그만큼 입장권 암표 거래의 유혹도 커졌다. 특히 한국시리즈 경기는 정가 대비 훨씬 높은 가격으로 암표가 거래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흥행의 부산물’이 아니라 ‘누가 관람 기회를 얻는가’에 대한 공정성의 근본적 훼손을 의미한다.
정가로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 자연스레 자리에서 밀려나는 일반 관객이 바로 ‘팬덤의 외부인’으로 남는 순간이다. 흥행의 화려함 뒤에서 스포츠 본래의 공공성과 접근성은 위협받고 있다.
구장 창문 마감 자재가 떨어져 인명 사고가 일어난 창원NC파크. 사진=연합뉴스
높은 관중과 열기로 가득 찬 경기장에서는 만일의 안전사고에 대비한 시설과 운영 체계가 생명선이다. 하지만 최근 모두에게 안전하고 공평한 관람을 보장하지 못하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2025년 시즌 중 불행한 안전사고가 일어났다. 일부 구단은 휠체어 장애인석 및 장애인 전용 좌석을 일반석 또는 ‘특별석/프리미엄석’으로 둔갑시켜 판매했다는 사실이 세상에 드러났다.
공공자산으로서 경기장, 그리고 스포츠 문화의 기본 원칙인 접근성, 평등권, 안전이 흥행이라는 숫자 속에 사라지고 말았다.
◇관중 1200만 시대 -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선
2025년 프로야구의 관중 기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여전히 스포츠를 원한다’는 증거다. 스포츠가 우리 삶의 일부임을 보여주는 사회적 신호다.
하지만 진짜 과제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흥행 뒤에 남은 책임, 공공성과 안전 확보, 팬과 시민의 권리와 참여 방안 보장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스포츠는 즐기기만 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적 공공재다. 팬과 시민의 목소리가 담긴 운영이 필요하다. 2025년의 기록은 신뢰와 공정성을 꽃피우기 위한 새로운 토대가 돼야 한다.
▲ 더 스파크(The SPARC)는 스포츠 정책 연구를 위해 모인 신진 연구자 그룹입니다. 젊은 연구자들이 모여 스포츠와 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탐구하며, 새로운 정책 대안을 모색합니다. 이 그룹은 학문적 연구와 현장의 경험을 연결해 미래 지향적인 스포츠 정책 담론을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