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인환 기자] 손흥민은 끝내 마지막 조각을 찾아냈고, 그 순간을 가장 토트넘답게 마무리했다. 우승과 작별이 겹친 시간 그는 기쁨과 이별을 모두 품었다.
토트넘은 1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과 토트넘, 그 마지막 이야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손흥민이 토트넘과의 작별을 결심하게 된 과정과 이후 진행된 한국 투어, 그리고 팬들과의 마지막 인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화려했던 10년의 끝자락을 정리하는 기록이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UEL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이 승부를 갈랐고, 후반 23분 미키 반 더 벤은 빈 골대로 향하던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내며 우승의 결정적 장면을 만들었다. ‘캡틴’ 손흥민은 같은 시간 히샬리송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고, 종료 휘슬과 함께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손흥민은 다큐멘터리에서 자신의 커리어 첫 트로피 순간이었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떠올리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항상 뭔가 하나가 빠져 있는 느낌이었다. 완벽해 보이는데도 말이다. 마지막 조각이 없었던 것 같다”며 긴 무관의 시간을 돌아봤다.
이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하지만 마침내 그 마지막 조각을 찾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였다”며 “팀 동료들이 정말 자랑스러웠다. 나는 쉬는 시간에도 축구 생각을 하는 사람인데 그날만큼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기쁨을 즐겼다”고 말했다.
그만큼 손흥민에게 그 우승은 단순한 트로피 이상의 의미였다. 경기 후 손흥민은 “오늘만큼은 레전드라고 해도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주장 완장을 찬 채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장면은 토트넘 역사에 깊게 새겨졌다. 그러나 그 순간은 동시에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치른 마지막 공식 경기이기도 했다.
이후 손흥민은 한국 투어 도중 이적 소식을 전했고,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LAFC 유니폼을 입은 그는 시즌을 마친 뒤 지난 10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다시 찾았다. 런던 현지 팬들과의 공식적인 작별 인사 자리였다.
손흥민은 “쏘니가 다시 돌아왔다. 믿기지 않는 10년이었다. 나는 영원히 토트넘,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다. 이곳은 나에게 영원한 집”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우승으로 마침표를 찍고, 이별로 다음 장을 열었다. 트로피 하나 없던 ‘위대한 선수’에서, 끝내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 ‘토트넘의 캡틴’으로. 손흥민과 토트넘의 이야기는 그렇게 가장 손흥민다운 결말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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