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은 내 야구 인생을 되살린 곳이었다.”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를 제패한 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로 ‘금의환향’한 코디 폰세(31·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한국에서 보낸 올 한 해를 돌아보며 환하게 웃었다.
포세는 지난 17일(한국 시각) 토론토 지역 매체 ‘스포츠넷’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KBO리그와 한국 생활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KBO리그에서의 성공을 발판삼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복귀에 성공한 코디 폰세. 사진=뉴시스
한국행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지난해 12월 한화에 입단한 그는 개막 이후 17연승을 달리며 KBO리그를 뒤흔들었다. 시즌 성적은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에 252탈삼진. 다승·평균자책·탈삼진·승률 4관왕으로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한 시즌 만에 그는 KBO의 ‘괴수’로 불렸다.
폰세의 변화 뒤에는 ‘우상’ 류현진이 있었다. 그는 “류현진 덕분에 꼭 0-2 카운트에서만 커브를 던질 필요가 없다는 걸 배웠다”며 “초구에서도 얼마든지 변화구를 던질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 한마디가 폰세의 생각을 바꿨다. 그는 카운트 싸움에 얽매이지 않고 타자를 더 과감히 상대하기 시작했다.
류현진과 함께한 훈련은 기술적인 자신감도 심어줬다. 폰세는 “한 가지 변화구만 던지지 말라”는 조언에 따라 체인지업과 다양한 커브 변형 구종을 만들어냈다. 몸무게를 늘려 패스트볼 구속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삼진율 36.2%라는 경이적인 기록이 나왔다.
폰세는 한국 야구의 데이터 시스템에도 놀랐다고 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히트맵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 한국에서는 등판 3일 전부터 상대 타자 영상과 분석 자료를 받았다”며 “버스 안에서도 3~5시간씩 영상을 보며 타자의 특징을 익혔다. 마운드에 설 때면 모든 것이 머릿속에 있었다”고 밝혔다.
한층 마음이 편해지고 데이터 분석라는 무기까지 장착한 폰세는 다시 강해졌다. 한국에서 야구의 본질적 즐거움을 되찾았다.
폰세는 “한국에서는 감정을 숨길 필요가 없었다. 팀은 개인의 개성을 존중했고, 경기장 밖에서도 자유로웠다”며 “마치 어린 시절 순수하게 공을 던지던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스타워즈 마니아로 알려진 폰세는 지난 7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다스 베이더 복장으로 등장해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날은 진짜 야구가 ‘축제’처럼 느껴졌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보다 훨씬 자유롭고 흥겨웠다”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폰세는 이제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시즌 후 토론토와 3년 3000만달러(약 442억원)에 계약하며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복귀를 이뤘다.
폰세는 “한국에서 배운 것을 잊지 않겠다”면서 “거기서 나는 단순히 공을 던지는 선수가 아니라,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팀이 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다”며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우승을 돕는 것이 목표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