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상징과도 같은 라이언 긱스(52)가 프리미어리그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제외 논란에 대해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19일(한국시간) 긱스와의 단독 인터뷰를 전했다. 긱스는 프리미어리그 명예의 전당 출범 이후 한 번도 후보에 오르지 못한 데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축구를 시작했을 때 그런 걸 목표로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긱스의 커리어는 프리미어리그 역사 그 자체다. 리그 우승 13회로 이 부문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통산 도움 162개로 역대 1위다. 출전 경기 수 역시 632경기로 역대 3위. 이미 전 동료 9명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지만, 긱스만은 빠져 있다.
긱스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알면서도 막기 힘든 드리블’이다. 폭발적인 가속과 감속, 왼발에서 나오는 정교한 크로스는 동시대 최고 수준이었다. 단순한 윙어를 넘어 드리블, 패스, 득점력, 전술 이해도까지 모두 갖춘 완성형 선수였다.
젊은 시절에는 측면을 지배했고, 1999년 FA컵 아스날전 결승골은 그의 커리어를 대표하는 장면으로 남아 있다. 시간이 흐르자 스피드는 줄었지만, 그는 변화를 택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옮겨 시야와 킥 정확도로 팀에 기여했다. 오른발 활용은 약점으로 꼽혔지만, 24년 동안 단 한 번도 퇴장당하지 않은 페어플레이는 긱스를 상징하는 또 다른 얼굴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 ‘명예의 전당’ 제도가 도입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긱스는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 중 하나였다. 실제로 프리미어리그 역사에서 긱스를 넘어섰다고 평가받는 선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정도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그의 이름이 빠진 배경을 두고, 사생활 논란과 웨일스 대표팀 감독 시절의 법적 문제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긱스는 2020년 폭행 혐의로 체포됐지만, 2023년 재판이 취하되며 무혐의로 정리됐다. 다만 명예의 전당 제외와 관련해 공식적인 설명은 없었다. 이에 대해 긱스는 “결정권자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된다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괜찮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긱스는 올 시즌 맨유의 상황과 아모림 감독에 대해서도 솔직한 의견을 내놨다. 긱스는 “당장 리그 우승을 기대하진 않는다. 중요한 건 발전의 방향”이라며 “FA컵 우승인지, 챔피언스리그 진출인지, 혹은 경기력의 일관성인지 명확한 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모림 감독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몇 차례 이적시장을 더 거쳐야 한다”며 “지난 10년간 맨유는 감독을 바꾸고, 선수단을 다시 엎는 악순환을 반복해 왔다”고 지적했다. 제이든 산초, 안토니, 마커스 래시포드 등 정리된 자원들을 언급하며 “이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긱스는 “결과가 좋지 않으면 맨유 감독은 항상 경질 압박을 받는다. 하지만 많은 팬들이 아모림을 지지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의 성격과 접근 방식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분명 나아지고 있고,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mcado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