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인환 기자] 역사는 반복됐고, 주인공만 바뀌었다. 킬리안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의 시간 위에 자신의 이름을 또렷하게 새겼다. ‘우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남긴 단일 연도 최다 득점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 음바페는 21일(한국시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8라운드 세비야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막판 페널티킥으로 쐐기골을 넣으면서 팀에 2-0 승리를 안겼다.
음바페는 2025년 공식전 59호 골을 기록하며 2013년 호날두가 세운 레알 마드리드 단일 연도 최다 득점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결정적 장면은 후반 41분이었다. 수적 우위를 점한 레알 마드리드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로드리고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음바페는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단순한 추가골이 아니었다. 기록의 무게, 역사와의 접점이 함께 실린 한 방이었다.
더 특별했던 이유는 날짜다. 이날은 음바페의 27번째 생일. 그는 자신의 생일에, 그것도 베르나베우에서 ‘레알의 상징’이 남긴 숫자와 나란히 섰다.
경기 직후 레알 마드리드 TV와의 인터뷰에서 음바페는 “생일에 경기를 뛰는 것이 항상 꿈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그 꿈을 이뤘다”며 “오늘 세운 기록은 정말 특별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존경의 대상은 분명했다. 음바페는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 역사상 최고의 선수이자 나의 우상이다. 그가 해냈던 것과 같은 기록을 세운 것은 큰 영광”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음바페는 득점 직후 호날두의 트레이드마크인 ‘호우’ 세리머니를 재현하며 존경을 표현했다.
수치로 보면 결은 조금 다르다. 호날두는 2013년 레알 마드리드에서 50경기 59골, 무려 7차례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음바페는 같은 59골에 도달하기까지 9경기를 더 치렀고, 해트트릭 횟수도 두 차례 적다. 다만 커리어 전체 공격 포인트에서는 음바페가 앞선다. 27세 기준 호날두는 531경기 272골 106도움(공격 포인트 378개), 음바페는 544경기 410골 176도움(공격 포인트 586개)을 기록 중이다.
음바페는 “호날두에게 인사를 보내고 싶었다. 그는 항상 나에게 친절했고, 마드리드에 적응하는 방법도 조언해 줬다.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록 위의 경쟁이 아니라, 존중 위의 계승이었다.
이날 승리로 레알 마드리드는 승점 42를 쌓으며 선두 바르셀로나(승점 43)를 한 점 차로 압박했다. 레알의 추격은 본격화됐고, 음바페의 시간은 이제 ‘타이’에서 ‘단독’으로 향한다. 역사의 문턱을 넘어설 준비는 이미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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