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파리(프랑스), 최규한 기자]](https://file.osen.co.kr/article/2025/12/21/202512212249775501_6947fd84a6dec.jpg)
[OSEN=정승우 기자]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는 경기 시작 전까지 철저히 '홈'이었다. 1만 명이 넘는 관중의 함성은 중국 선수들을 밀어 올렸고, 한국 선수들을 압박했다. 그러나 밤이 끝날 무렵, 그 소음은 사라졌다. 대신 한 가지 메시지만 또렷이 남았다. 세계 배드민턴의 중심이 더 이상 중국에만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21일 결승전을 치른 이번 BWF 월드투어 파이널은 안세영의 시즌 11번째 우승으로 기억되기 쉽다. 하지만 이 대회의 본질은 개인이 아닌 구조였다. 한국 배드민턴이 얼마나 촘촘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를 증명한 무대였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남자 복식에서 나왔다. 서승재-김원호 조는 결승에서 량웨이컹-왕창 조를 40분 만에 2-0으로 눌렀다. 점수보다 경기 내용이 더 일방적이었다. 관중의 압박도, 홈코트의 이점도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OSEN=파리(프랑스), 최규한 기자]](https://file.osen.co.kr/article/2025/12/21/202512212249775501_6947fd8549887.jpg)
이 우승으로 서승재는 올 시즌 개인 기준 12번째 정상에 올랐다. 파트너를 바꿔가며 쌓아 올린 기록이다. 복식 종목에서 이는 단순한 우승 숫자를 넘어선다. 전술 이해도, 파트너 적응력, 경기 운영 능력이 모두 최고 수준이라는 의미다. 안세영이 단식에서 절대적인 존재라면, 서승재는 복식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축에 가까웠다.
여자 복식에서도 한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백하나-이소희 조는 일본의 강호를 상대로 결승에서 완승을 거뒀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이 성과는 단순한 트로피 하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큰 무대에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안정감, 그리고 세대가 이어져도 유지되는 경쟁력을 동시에 보여줬다.
결국 이번 대회에서 여자 단식, 남자 복식, 여자 복식 우승컵은 모두 한국 선수들의 손에 들어갔다. 장소는 중국의 안방이었다. 특정 선수 한 명의 기량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결과였다.
안세영의 완성도, 서승재-김원호의 속도, 백하나-이소희의 균형. 각기 다른 강점들이 하나의 방향으로 맞물리며 결과를 만들었다. 2025년 12월 21일 항저우는, 한국 배드민턴이 '스타 의존'을 넘어 '구조의 힘'으로 정상에 섰던 밤으로 남게 됐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