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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지금은 손흥민의 시대일지 몰라도, 나에게 가장 큰 존재는 여전히 박지성이다."
리오 퍼디난드(47)의 기억 속 한국 축구의 얼굴은 분명했다. 퍼디난드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채널에 출연해 박지성(44)과 함께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손흥민(33, LAFC)과의 비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퍼디난드는 "한국에 가기 전까지는 몰랐다. 박지성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라며 "훈련을 마치고 호텔 방에서 TV를 켜면 광고 두세 개 중 하나는 박지성이었다. 쇼핑몰이 문을 닫을 정도였다고 들었다. 한국에서 그는 데이비드 베컴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손흥민이 더 큰 스타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박지성이 여전히 더 큰 존재일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퍼디난드와 박지성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맨유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퍼디난드는 2002년 맨유에 합류해 전성기를 함께한 핵심 수비수였고, 박지성은 PSV 에인트호번을 거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선택을 받아 잉글랜드 무대에 도전했다. 둘은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를 누비며 ‘맨유의 전성기’를 함께 통과했다.
퍼디난드는 박지성의 경기장 밖과 안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맨유 팬들은 항상 박지성을 최고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고,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였다"라고 강조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유형은 아니었지만, 활동량과 전술 이해도, 헌신으로 팀의 균형을 지탱한 선수였다는 평가다. 인터뷰를 진행한 진행자 역시 "눈에 띄는 스타는 아니었지만, 팀에는 반드시 필요한 언성 히어로였다"라고 힘을 보탰다.
퍼디난드는 박지성의 위상이 외부에서 충분히 조명받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는 "다른 팀들이 맨유를 이야기할 때 박지성의 이름은 자주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팬들은 늘 '지성이는 최고야'라고 말했다"라고 회상했다.
박지성은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에 결정적인 이정표를 남긴 인물이다. 이른바 '해외 축구의 아버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그의 맨유 시절은 한국 축구 팬들의 새벽을 바꿔놓았다. 경기 날이면 수많은 팬들이 밤을 새워 TV 앞에 모였고, 그 풍경은 이후 한 선수가 다시 이어받았다.
손흥민은 폭발적인 스피드와 득점력으로 또 한 번 대한민국의 새벽을 깨웠고, 박지성 시절의 설렘을 다시 불러왔다. 하지만 손흥민 역시 토트넘과의 이별을 선언하며, 축구에서 '영원한 순간'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시대는 흘렀고 주인공은 바뀌었다. 그러나 퍼디난드의 말처럼, 박지성은 단순한 한 명의 선수로 남지 않았다. 한국 축구의 새벽을 처음 열어젖힌 이름, 그리고 지금의 손흥민으로 이어진 바통의 출발점. 그 존재감만큼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