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노진주 기자] 세계 랭킹 1위 안세영(23, 삼성생명)의 실력을 '경쟁국' 중국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안세영은 2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를 1시간 36분 만에 게임 스코어 2-1로 제압했다.
한 시즌 동안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들만 초청되는 왕중왕전 성격의 이번 대회에서 안세영은 또 한 번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시즌 11번째 포디움 정상이다. 왕즈이를 상대로 올 시즌 8전 전승을 기록했다.
세계 배드민턴 역사에서 한 시즌 11회 우승을 달성한 선수는 단 두 명뿐이다. 2019년 남자 단식에서 11관왕에 오른 모모타 겐토와 안세영이다. 여자 선수로는 안세영이 유일하다.
안세영은 올 시즌 77경기에서 73승을 챙겼다. 승률 94.80%다. 이는 ‘배드민턴의 아이콘’ 린단(중국)과 리총웨이(말레이시아)가 보유했던 단일 시즌 최고 승률 92.75%를 넘어선 수치다.

상금 기록 역시 압도적이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우승 상금 24만 달러(약 3억 3000만 원)를 더해 시즌 총상금은 100만 3175달러(약 14억 8000만 원)에 도달했다.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한 최초의 선수다. 연말 세계 랭킹 1위도 3년 연속 지켰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결승전 마지막 장면에 주목했다. 안세영은 마지막 게임 20-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 허벅지 경련이 찾아와 절뚝이며 고통을 호소했다. 얼굴은 일그러졌고 움직임도 제한됐다. 그럼에도 라켓을 다시 쥐었다.
마지막 포인트 때 14차례 랠리가 이어졌다. 허를 찌르는 각도로 들어오는 셔틀콕을 왕즈이가 따라가지 못했고, 안세영의 승리로 마침표가 찍혔다. 안세영은 왼쪽 다리를 절며 네트 앞으로 나와 인사를 나눴다.
'시나스포츠'는 “안세영의 진짜 무서움은 기술에만 있지 않다. 움직이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고통을 겪던 선수의 움직임처럼 보이지 않았다”라고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중국 배드민턴 전설) 린단의 시대는 공격의 지배력이었다. (말레이시아 레전드) 리총웨이의 위대함은 끝없는 도전이었다. 안세영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또 다른 전설을 쓰고 있다”고 평했다.
마지막으로 “부상과 피로 속에서도 안세영은 가장 힘든 순간마다 승리로 향하는 힘을 만들어낸다”며 “이 강인함이 선배들을 넘어서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이 자리에 오기까지 셀 수 없는 땀과 눈물, 그리고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부디 오늘만큼은 모든 부담을 내려놓고 마음껏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길 기원한다"라고 축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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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