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손흥민(LA FC)이 유럽 잔류 대신 미국행을 택한 이유를 직접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복수 구단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토트넘 홋스퍼와의 관계를 지키는 선택이었다.

미국 축구 매체 '월드 사커 톡'은 23일(한국시간) 손흥민이 토트넘 공식 유튜브 채널 다큐멘터리 'Heung-Min Son: Homecoming'을 통해 이적 배경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선택지는 많았을지 모르지만,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으로는 가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 구단을 존중한다"라며 "토트넘을 상대로 뛰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10년간 몸담았던 토트넘과 작별을 결정했다. 33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경쟁력을 보여주던 그는 유럽 잔류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결국 북미 무대로 방향을 틀었다. 이는 2025시즌 MLS 최대 이적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다큐멘터리 속에서 손흥민은 "나는 토트넘에서만 뛰었고, 이 팀을 상대로는 뛰지 않을 것"이라며 토트넘과의 유대감을 재차 강조했다. 2015년 입단 이후 쌓아온 관계와 기억이 다음 행선지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이었다는 설명이다.

MLS 데뷔 이후의 소감도 전했다. 시즌 종료 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다시 찾은 그는 "2015년 토트넘에 왔을 때 설렘과 행복이 컸다. LA로 갔을 때 느낀 감정도 그때와 비슷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환경, 새로운 도전, 새로운 날씨"라며 웃은 뒤 "환경을 바꾸는 게 내게 꼭 필요했던 선택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적 직후부터 손흥민은 LAFC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13경기에서 12골 4도움을 기록하며 기대치를 끌어올렸고, 목표로 MLS 컵을 분명히 했다. 여전히 경쟁력은 현재진행형이다.

토트넘과의 작별은 감정의 정점이었다. 프리시즌 한국 투어 당시 열린 마지막 경기(뉴캐슬전 1-1 무)에서 손흥민은 교체 후 벤치에 앉아 눈물을 쏟았다. 그는 "이렇게까지 울 줄은 몰랐다. 지난 10년이 한꺼번에 떠올랐고, 미안함과 감사함이 동시에 밀려왔다"라며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동료와 상대 선수들의 가드 오브 아너 속에 10년의 챕터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프리미어리그의 제안보다 컸던 것은 존중과 원칙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의 인연을 지키며 새로운 도전을 택했고, LA에서 또 다른 시작을 열고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