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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손흥민(33, LAFC)이 떠난 뒤 토트넘 홋스퍼의 중심은 눈에 띄게 흔들리고 있다. 경기력 이전에, 선수단을 지탱해야 할 규율과 통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토트넘 전담 기자 알렉스데어 골드는 23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최근 리버풀전에서 포착된 한 장면을 소개했다. 전반 종료 후 선수단이 함께 퇴장하기로 새로 정한 내부 규율이 있었지만, 모하메드 쿠두스가 이를 잊고 혼자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동료들이 뒤늦게 그를 불러세워 다시 합류하긴 했지만, 골드는 이를 두고 "현재 토트넘 선수단의 소통 부족과 조율 실패를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꼬집었다.
문제는 이 장면이 단발성 해프닝이 아니라는 점이다. 토트넘은 지난 21일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1-2로 패하며 승점 22(6승4무7패), 리그 14위까지 밀려났다. 성적 부진과 함께 선수단 내부의 균열이 경기장 안팎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특히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 손흥민의 뒤를 이어 완장을 찬 로메로는 리더십 측면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버풀전 후반 추가시간, 토트넘이 공격적으로 유리한 프리킥을 얻은 직후 로메로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브라히마 코나테를 발로 차 두 번째 경고를 받으며 퇴장당했다. 수적 우위와 흐름을 스스로 걷어찬 셈이었다.
영국 '풋볼 팬캐스트'는 이 장면을 두고 "로메로가 주장 완장을 찰 자격이 있는지 다시 묻게 만드는 경기였다"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감독 교체를 반복해온 토트넘의 구조적 문제를 짚으면서도,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건 감독이 아니라 선수단 내부에서 나오는 강력한 리더십"이라고 지적했다.
비판은 현지 해설진으로도 이어졌다. 조 하트는 'TNT스포츠'를 통해 "로메로가 첫 경고를 받을 때 이미 불안했다. 결국 상대의 유도에 넘어갔다. 토트넘은 싸우긴 했지만 규율과 통제가 너무 엉망"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찼던 시절과 자연스레 대비된다. 손흥민은 주장 선임 당시부터 의문과 비판을 동시에 받았지만,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수행했다. 완벽하진 않았으나 그 결과 토트넘은 2024-2025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41년 만에 유럽 대항전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리그 순위가 흔들리던 시기에도 감정 통제와 규율 붕괴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반면 현재의 토트넘은 주장 교체 이후 팀을 안정시키기는커녕, 주장 스스로가 변수가 되고 있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폴 오 키프 역시 "지금 토트넘에는 리더가 없다. 로메로나 반 더 벤 같은 선수가 책임져야 하지만,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풋볼 팬캐스트는 장기적인 대안으로 함부르크 SV로 임대 중인 루카 부슈코비치를 언급하며, "타고난 리더십을 갖춘 수비수"라고 평가했다. 이는 현재 토트넘 내부에서 '누가 팀을 이끌 것인가'라는 질문이 얼마나 심각한 단계에 와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손흥민이 떠난 자리는 단순히 한 명의 공격수가 빠진 공백이 아니었다. 지금의 토트넘은 이러한 사실을 경기 결과와 함께 몸소 증명하고 있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