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아직"인데 이미 '전설'.. 中의 우려, "안세영 94.8% 승률에 천적도 사라졌다"

스포츠

OSEN,

2025년 12월 24일, 오후 05:30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OSEN=강필주 기자] 중국 배드민턴이 어쩔 수 없는 안세영(23, 삼성생명)의 독주를 우려하고 있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21일 중국 항저우의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2025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왕즈이(25, 중국)를 세트스코어 2-1(21-13, 18-21, 21-10)로 물리쳤다.

96분의 혈투가 벌어진 코트였지만 안세영은 마지막 세트를 21-10으로 완전히 압도했다. 왼쪽 허벅지 경련으로 제대로 서지 못하는 고통 속에서도 안세영은 왕즈이의 라켓이 닿지 않은 곳으로 각도 큰 스매시를 성공시켜 승부를 끝냈다. 

이 승리로 안세영은 이번 시즌 11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는 2019년 남자 단식 모모타 겐토(일본)가 보유했던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안세영은 역대 단일 시즌 최고 승률 94.80%(77경기 73승)까지 기록했다. 배드민턴계 '메시' 린단(중국)과 '호날두' 리총웨이(말레이시아)가 보유했던 역대 단일 시즌 최고 승률 92.75%(64승 5패)까지 넘어섰다.

시즌 상금 역시 최초로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안세영은 이번 시즌을 통해 남녀 배드민턴 역사를 한꺼번에 뒤집어 놓으며 명실공히 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 선수)로 인정 받았다. 

BWF는 공식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안세영을 "The best! The YOUNG GOAT!"라는 문구로 칭송, GOAT임을 공시화했다. 더구나 'YOUNG'이라는 단어를 붙여 커리어가 정점이 아니라 진행형이란 점도 강조했다. 

안세영은 22일 귀국 인터뷰에서 "내가 완벽한 경기를 할 때가 내 전성기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아직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 계속 노력하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중국 역시 안세영의 기량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중국 포털 'QQ'에 게재된 칼럼은 "안세영이 '배드민턴계의 독보적인 존재'가 무엇인지 정의했다"고 극찬했다.

이 칼럼은 "이번 시즌 안세영은 배드민턴 역사상 가장 설득력 있는 '정점의 표본'이라 불릴 만하다"면서 "한 해 동안 16개 국제대회에 출전해 11개의 우승 트로피를 쓸어 담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승률은 안세영을 배드민턴 역사 속 이정표라고 놀라워했다. 94.80%의 승률은 50승 이상 기준 최고 승률이었던 빅토르 악셀센(덴마크)의 94.44%(54경기 51승)까지도 넘어선 수치란 점을 부각시켰다. 배드민턴 역사상 최고 승률이란 것이다. 

시즌 총상금 역시 100만 3175달러(약 14억 6000만 원)에 달해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한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실력의 가치가 상금을 통해 증명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안세영은 이번 시즌 4패를 당했다. 안세영은 싱가포르 오픈 8강과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천위페이(중국)에게 두 번 졌다. 코리아 오픈 결승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패했고, 중국 오픈 준결승에서 부상으로 한웨(중국)에게 기권패했다. 

이 칼럼은 오히려 이 패배가 안세영의 지배력을 상징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안세영, 왕즈이(중국), 천위페이, 야마구치가 '여자 단식 4대 천왕'을 이루고 있지만 이번 시즌을 통해 그 균형이 깨졌다는 것이다. 

안세영이 이번 시즌 천위페이와 7차례 맞붙어 5승, 상대전적에서 15승 15패로 균형을 맞췄고, 야마구치와는 이번 파이널을 통해 17승 15패로 통산 전적을 뒤집었다. 왕즈이를 상대로는 아예 이번 시즌 8연승을 달리는 상황이고 한웨 역시 상대가 되지 않는다.

[사진] BWF

칼럼은 안세영이 최정상급, 특히 최고 라이벌들과 상대전적에서 앞서며 절대적인 우위를 증명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아직 전성기도 오지 않았다"고 외치는 23살의 안세영이 앞으로 얼마나 더 무서워질지 두렵다는 의미다. 

안세영은 '안정성과 공수 능력이 이미 절반은 남자 선수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7년 중학생 신분으로 한국 국가대표팀에 입성하며 '천재 소녀'라는 명성을 단 안세영이지만 이제 노력까지 더해져 더 탄탄해졌다. 

[사진] BWF

칼럼은 "안세영은 천위페이, 야마구치 아카네 등 최정상 선수들에게 여러 차례 패했지만, 진화를 멈추지 않았다"면서 "세계 정상에 오른 뒤에도 안세영은 겸손과 도전 정신을 잃지 않았다"고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안세영이 '천재 소녀'라는 호칭을 거부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고, 많은 경기를 보며, 부딪히고 경험을 쌓아 여기까지 왔다"고 말한 점을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칼럼은 이런 노력들이 안세영을 소녀 천재에서 배드민턴 지배자로 탈바꿈시켰다고 칭송하면서 "2025시즌의 지배적인 퍼포먼스는 다년간의 축적이 만들어낸 필연적 결과"라고 거듭 칭찬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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