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손흥민이 떠난 자리는 생각보다 훨씬 컸다.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황당한 퇴장으로 도마 위에 오르며, 리더십 공백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국 매체 ‘풋볼 팬캐스트’는 24일(한국시간) 로메로의 최근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매체는 “토트넘은 이미 로메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될 수 있는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토마스 프랭크 감독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전술이 아니라 분명한 리더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버풀전 패배는 로메로가 주장 완장을 차기에 적합한 인물인지 근본적인 의문을 던졌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 21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리버풀전에서 나왔다. 토트넘은 홈에서 1-2로 패하며 연패에 빠졌고, 승점 22(6승 4무 7패)로 리그 14위까지 내려앉았다. 결과보다 더 뼈아팠던 것은 경기 내용과 주장 로메로의 행동이었다.
토트넘은 전반 30분 사비 시몬스가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으며 일찌감치 수적 열세에 놓였다. 후반 들어 연속 실점을 허용했지만, 후반 38분 히샬리송의 추격골로 분위기를 되살렸다. 홈 팬들의 기대가 다시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2분, 로메로는 이브라히마 코나테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넘어지며 엉켰고, 이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코나테를 발로 차는 행동을 했다. 이미 경고가 있던 로메로는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으며 퇴장당했다. 9명으로 싸우던 토트넘은 사실상 항복 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프랭크 감독은 첫 번째 경고 판정에 대해 “코나테가 로메로에게 돌진하며 부딪쳤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주장 완장을 찬 선수가 불필요한 행동으로 팀을 궁지에 몰아넣은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풋볼 팬캐스트는 “로메로는 실점 이후 감정이 완전히 무너졌다. 모든 행동이 퇴장으로 향하고 있었다”며 “그는 시한폭탄과 같았다”고 평가했다. 알렉스 크룩 기자 역시 “현재 토트넘이 왜 흔들리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라고 직격했다.
매체는 자연스럽게 전임 주장 손흥민과 비교했다. “손흥민은 주장 시절 침착함으로 선수단을 묶었고, 결국 2024-2025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41년 만의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안겼다”며 “로메로는 그 뒤를 잇기엔 애초에 잘못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로메로의 카드 관리 문제는 오래된 약점이다. 그는 토트넘에서 143경기를 뛰며 경고 40장, 경고 누적 퇴장 4회, 다이렉트 퇴장 1회를 기록했다. 투지는 강점이지만, 주장에게 요구되는 자기 통제력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풋볼 팬캐스트는 대안으로 미키 반 더 벤을 거론하며 “프랭크 감독은 조만간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흥민 이후의 토트넘은 여전히 새로운 리더를 찾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흐름만 놓고 보면, 로메로는 그 해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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